손열음 “저와 함께 100년 전 그때로 돌아가 보실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03시 00분


손열음 리사이틀 ‘모던타임즈’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손열음도 슬럼프가 두렵다고 밝혔다. “슬럼프는 매 순간 와요. 음악인 자체가 굉장히 굴곡이 많은 직업이죠. 저도 슬럼프 탈출 방법을 찾고 싶어요.” 크레디아 제공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손열음도 슬럼프가 두렵다고 밝혔다. “슬럼프는 매 순간 와요. 음악인 자체가 굉장히 굴곡이 많은 직업이죠. 저도 슬럼프 탈출 방법을 찾고 싶어요.” 크레디아 제공
팬들에게.

피아니스트 손열음(29)입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실험적으로 생각되는 곡들을 골라 8년 만에 음반도 내고 리사이틀도 하게 됐어요.

앨범 제목과 리사이틀 주제는 ‘모던타임즈’예요. 20세기 초반에 쓰인 곡들 위주죠. 정말 하고 싶었던 주제예요. 1910년대는 세상이 열렸던 때로, 요즘 이야기하는 ‘강제’ 세계화 시대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일제도 우리를 강점한 때죠.

100년이 지났는데 인류의 그간 역사를 모두 뒤바꿀 정도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음악인으로서 그 시기에 음악이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것을 그렸는지 궁금했어요. 최근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책도 유럽 3대 전기 작가 중 한 사람인 독일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 ‘어제의 세계’예요. 1차대전이 어떻게 발발했는지 다룬 책이에요.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 덕분에 클래식 열풍이 불고 있죠. 정말 조성진 씨에게 감사해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클래식이 크게 알려질 기회가 없어요. 제가 클래식 관련 글을 쓰는 이유와 비슷해요. 글쓰기가 물론 힘들지만 성취감이 커요. 현장성, 즉흥성이 강한 연주와 달리 글은 마지막까지 스스로 지배할 수 있잖아요.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클래식의 추상성을 글로 잘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 제가 만 29세예요. 내년에 30세가 되는데 저는 행복할 것 같아요. 20대에는 진짜 자신감이 없었어요. 항상 내가 잘하는 것보다 잘 못하는 것만 생각했었거든요. 30대에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회에 기여를 많이 하는 사람도 되고 싶어요.

제 리사이틀은 27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려요. 24일 대전, 25일 경남 창원, 28일 경기 군포, 3월 3일 울산, 4일 전남 여수에서도 연주해요. 꼭 와주실 거죠? 3만∼8만 원(서울 공연). 1577-5266

※최근 열린 손열음의 기자간담회를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손열음#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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