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 28년만에 단편 ‘만각스님’ 발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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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창작과비평 봄호에

소설가 황석영 씨(73·사진)가 계간 ‘창작과비평’ 2016년 봄호에 단편소설 ‘만각스님’을 발표했다. 황 씨가 단편을 발표하기는 28년 만이다. 그는 창작과비평 1988년 봄호에 단편 ‘열애’를 발표한 뒤 ‘오래된 정원’ ‘손님’ 등 장편 집필에 몰두해 왔다.

창작과비평 창간 50년을 맞아 쓴 이 소설은 5·18민주화운동 뒤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았다. 소설은 소설가 화자 ‘나’가 10년 가까이 끌어온 연재소설의 마지막 장을 끝내고자 집필 장소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1980년대 역사소설 ‘장길산’을 연재했던 황 씨의 문학적 이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소설에선 문우 동료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 씨가 불교계의 이면을 보여준 소설 ‘목탁조’를 써서 파계하고 환속한 사연, 김 씨가 남로당 총책 박헌영의 아들인 원경 스님과 함께 김지하 시인을 만나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사연 등이 소개된다. 소설이 자전적 에세이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소설은 화자가 묵게 된 전남 담양의 절에 얽힌 사연을 찬찬히 보여주는 것으로 진행된다. 이 절은 담양에서 전사한 전투경찰의 혼령을 모신 절이어서 현충일 행사를 열고 있다. 화자는 절을 맡고 있는 만각 스님이 이 지역에서 한국전쟁 중 죽은 빨치산과 민간인의 위령제도 함께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위령제를 함께 지내는 이유가 단순히 절터의 기가 세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 만각 스님이 출가 전 경찰이었고 법명 ‘만각(晩覺·뒤늦게 깨달음)’처럼 자신의 과거 행위에 대한 후회가 서려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황석영#만각스님#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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