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농촌 아닌 도시에서 자급자족!… 심각해지는 식량문제 해법찾기

  • 동아일보

◇빵과 벽돌/빌프리트 봄머트 지음/김희상 옮김/348쪽·1만6000원·알마

먹고살 일이 걱정이다. 온난화, 물 부족,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진다. 이 책은 가상 디스토피아를 다음과 같이 그린다. 2016년 인도에서는 비가 안 내려 쌀이 흉년이 든다. 2019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는 이상고온으로 콩 수확량이 절반가량 줄어든다. 세계가 그동안 믿고 의지하던 곡물시장은 2025년 붕괴한다.

전 세계 1인당 농토 면적은 1960년 0.44ha에서 2000년 0.22ha로 감소했다. 2050년에는 0.15ha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작할 수 있는 땅이 줄어드니 식량 감소는 당연하다.

책은 이런 식량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류가 20세기 이전까지 이어온 자급자족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또 농촌이 아니라 도시에서 자급자족을 실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50년에 이르면 세계 인구의 75%, 120억 명 중 90억 명이 도시에 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세계의 도시 농업의 모범 사례를 소개한다.

독일 베를린 템펠호프 구(區)의 예전 맥주 양조장 지붕 위에는 2020년부터 축구장 하나 크기인 7000m²에 이르는 온실이 만들어진다. 이 온실에서는 토마토, 상추, 고추 등이 암면(암석 섬유)에 뿌리를 내리고 자랄 예정이다. 건물 내부는 거대한 물고기 양식장이다. 과거 맥주를 발효시키던 거대한 통에서는 물고기들이 물로 공급되는 먹이(주로 파리)를 먹고 자란다. 매년 채소 200t과 생선 80t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8km²도 채 되지 않는 면적에 엉켜 사는 세계 최대 슬럼가인 케냐 나이로비 키베라 지역. 이곳에서는 ‘자루 텃밭’이 빈민들을 먹여 살린다. 텃밭을 만들 공간이 없는 이곳에서는 쌀이나 옥수수를 담는 데 썼던 자루에 흙과 퇴비를 채워 채소를 기른다. 2008년 식량위기 당시 키베라는 이 텃밭에서 나는 양식으로 버텼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하수가 채워진 호수에서 잉어를 키우는 양식장, 쿠바 아바나의 주차장과 빈 땅을 활용한 밭 가꾸기 운동 등도 모범 사례로 소개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빵과 벽돌#식량위기#자급자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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