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일석이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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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민형 4단 ● 김지석 9단
본선 16강 4국 3보(42∼53)

김지석 9단은 흑 ○를 두며 ‘이 정도면 불만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백 42를 보고 금세 아차 하고 후회하는 눈빛이었다. 백 42가 놓이고 보니 백의 좌하 실리가 탄탄하다. 흑 ○로는 우하 ‘가’에 들어가 귀를 도려냈어야 했다. 김 9단 같은 고수도 이런 판단이 쉽지 않다. 두터움이냐 실리냐, 공격이냐 수비냐. 프로기사들은 늘 선택의 기로에 서고 매순간 그 선택의 좋고 나쁨을 평가받는다. 흑 45는 우변 흑 진을 넓히는 맥점. 백이 ‘나’로 나오면 죽죽 밀어버린다. 설사 하변 흑을 죽이더라도 우상 세력을 크게 키우면 남는 장사다.

백도 기로에 섰다. 좌변이 초점인데 어디를 지켜야 하는가. 백 48은 나무랄 데 없어 보인다. 좌변 백 진을 키우면서 상변 흑 진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수 아닌가.

하지만 국 후 ‘방향 착오’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지금 백 진을 더 넓힐 게 아니라 지금까지 키워놓은 백 진을 단속할 때였다. 참고도 백 1처럼 좌변을 챙겨놓고 흑 2로 확장할 때 백 3으로 가볍게 삭감. 류민형 4단이 이 그림을 못 그렸을까. 아니다. 그는 백 1을 옹졸한 지킴으로 봤다. 하지만 흑 49, 51로 좌변 백 진을 가르고 난 뒤 흑 53으로 지키자 흑이 혼자 좋은 곳은 다 둔 셈이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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