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59기 국수전…보기보다 큰 수 101

○ 김수용 5단 ● 이세돌 9단
본선 16강 ５보(80∼101)

백이 80으로 지킨 이유는 참고 1도 흑 2로 두는 수 때문이다. 백 1로 이을 때 흑 2를 선수하고 흑 4로 끊으면 백이 대책이 없다. 흑은 실전에서 81부터 85로 두어 백 4점을 맛 좋게 잡았다. 흑 우세.

김수용 5단은 86으로 나와 흑 2점을 끊으며 실마리를 풀어가려 했다. 하지만 흑으로선 당장 막고 싸울 이유가 없다. 87로 우변을 키우며 중앙 백을 삭감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백의 입장에서는 얄미운 수. 88과 89는 이런 정도.

90, 92는 중앙 백을 키우는 적극적인 수단. 여기서 이세돌 9단은 살짝 비켜 93으로 삭감한다. 94는 침착한 응수. 하지만 백이 달리 응수가 없이 이렇게 받아야 한다면 93의 삭감이 성공한 셈이다.

95부터 99까지 살금살금 나오는 흑. 백이 100으로 받을 때 흑은 중앙은 쳐다보지도 않고 좌상귀 101로 지킨다. 101은 얼핏 작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큰 자리. 참고 2도처럼 백 1로 비마 끝내기를 하면 문제가 생긴다. 흑 2로 강하게 받으면 백 3으로 반발해 백 15까지 크게 수가 난다. 흑의 무리. 게다가 ‘가’에 백이 놓이면 ‘나’로 붙이는 끝내기가 있다. 101까지 흑 우세.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