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장 기념상품 완판 행진…인기 아이템 들여다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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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배우들의 티켓파워 못지않게 기념상품(머천다이즈·MD)의 판매 파워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JYJ의 김준수가 출연했던 뮤지컬 ‘드라큘라’의 경우 6000원~3만 원대였던 MD의 총 판매액이 4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일부 품절된 MD의 경우 웃돈을 얹어 중고 거래까지 이뤄진다. 과거 텀블러, 프로그램북, OST CD, 머그컵 등 4, 5개에 그쳤던 MD 종류도 이제는 작품 당 기본 10여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해졌다. 공연기획사들은 공연 2, 3개월 전 팀을 꾸려 MD 상품 개발에 나선다. 특색 있는 공연 MD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완판 행렬…히트템 MD는?

대극장용 뮤지컬의 경우 적어도 1개 이상의 완판 MD아이템을 보유중이다. 뮤지컬 ‘킹키부츠’의 경우 극중 주인공 롤라와 찰리의 빨간 롱부츠를 본떠 만든 휴대폰 이어캡 600개가 개막 일주일 만에 완판 됐다. 개당 3500원인 ‘착한 가격’과 작품의 특성을 살린 아이템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 관객의 재입고 요청에 지난달 13일 2000개가 추가로 입고됐고 역시 2주 만에 절반 가까이 팔렸다. 실용성이 높은 킹키부츠의 후드집업도 일찌감치 완판 됐다.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의 경우 주인공의 상징인 장미꽃 조화를 매단 ‘플라워 펜’ 1차 제작분 100개가 2주 만에 완판됐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도 가습기 300개, 핸드폰케이스 400개, 자석책갈피 2000개, 열쇠고리 500개가 완판돼 현재 추가 제작 분을 판매중이다.

공연 MD 판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은 단연 뮤지컬 ‘드라큘라’다. 공연 첫날 20여종의 MD를 사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부터 야외 분수광장까지 300m 넘게 줄을 섰다. 보틀병과 컵의 경우 판매 이틀 만에 품절됐다.

●10주년이라 더 특별한 MD

지난해와 올해는 유독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는 작품이 많았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는 10주년 특별한정판 MD를 선보였다.

‘지킬 앤 하이드’는 지킬박사의 실험실에 등장하는 매스실린터 컵과 세라믹 머그잔을 10주년 MD로 선보였다. 메스실린더 표면의 눈금에 10년간의 공연 연보와 공연된 극장명 등을 넣었다. 세라믹 머그잔에는 인포그래픽으로 10년간 공연에 참여한 배우, 공연 총 횟수, 누적 관객 수, 공연된 도시의 수 등을 표시했다. ‘지킬…’ MD 기획 담당자인 오디뮤지컬 최원철 팀장(34)은 2일 “1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며서 그런지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지킬…’의 프로그램 북에는 극중 하이드의 연쇄 살인 소식을 전하는 신문, 지킬 박사가 루시에게 건네는 명함 등을 부록으로 삽입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기획사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온라인 판매 검토를 요구하는 관객들의 의견이 줄을 잇는다.

노트르담…‘의 10주년 기념 프로그램북(1만5000원)은 학교 졸업앨범처럼 양장본으로 만들어 눈에 띈다. ’쓸데없이 높은 퀄리티‘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1만부가 다 팔리고 1만7000부를 다시 찍었다.

●톡톡 튀는 MD

작품의 특성을 살린 MD도 많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왕비의 삶을 그린 만큼 그가 생전 실제 즐겨 마시던 홍차를 MD로 판매중이다. 프랑스 왕실에 정식으로 납품되던 니나스티 브랜드의 ’마리앙투아네트 차‘로 사과향과 장미향이 난다. 뮤지컬 ’지킬…‘은 극 중 지킬 박사가 근무하는 성주드 병원의 링거병을 본뜬 가습기를 제작해 판매중이다. 두 MD 모두 4만 원 대의 고가 상품이지만, 작품의 특성이 잘 반영돼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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