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서울연극제 공연장 4곳 대관 탈락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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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 서울연극제가 열렸던 아르코예술극장. 내년도 대관 심사에서 탈락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동아일보DB
30여 년간 서울연극제가 열렸던 아르코예술극장. 내년도 대관 심사에서 탈락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동아일보DB
국내 최대 규모 연극제인 서울연극제가 내년에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을 사용하는 대관 심의에서 탈락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77년 시작된 서울연극제는 5회부터 올해까지 30여 년간 줄곧 아르코예술극장(옛 문예회관)을 중심으로 개최돼 왔다.

연극제는 1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연극 탄압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어떠한 협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탈락 사유에 대한 설명도 없이 대관 심사에서 탈락시킨 것은 서울연극제의 35년 전통을 순식간에 말살하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연극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연극제 대관 신청의 탈락 사유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재심의할 것과 문화체육관광부와 감사원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반(反)문화융성적 행정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올해 제35회 서울연극제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소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소극장에서 열렸다. 대관 심의를 맡은 곳은 문예위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로 심의 결과는 14일 발표됐다. 연극제는 내년에도 이 4개 공연장 대관을 신청했지만 단 한 군데도 선정되지 못했다.

서울연극제는 아직까지 탈락 사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은 “14일 유인화 한국공연예술센터장을 만났지만 ‘최종 결재권자는 권영빈 문예위원장’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권 위원장을 만나려 했지만 이번엔 ‘유 센터장과 이야기하라’는 이야기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팩은 대관 심사를 강화한 결과 서울연극제가 탈락했다는 입장이다. 유 센터장은 18일 “올해 5월 문예위와 한팩이 통합되면서 대관 운영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연극제는 공연할 작품과 연출가 등에 대한 기본 자료조차 내지 않아 심의 근거가 될 내용이 불충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연극제는 매년 제출하던 방식대로 대관 신청 자료를 냈다는 입장이다. 박 집행위원장은 “심의가 강화돼 작품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면 보완해서 내라고 언질이라도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말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5월 세월호 성금 모금을 둘러싼 서울연극제와 문화체육관광부, 한팩이 빚어온 갈등이 대관 탈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연극제 중에 세월호 성금 모금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모금이 진행돼 괘씸죄로 대관심사에서 탈락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 인근에서 모금이 진행돼 한팩 현장 직원들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아르코 예술 극장#서울연극제#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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