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벤게로프 “한국인들의 아픔 함께하며 연주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20일 내한공연 러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막심 벤게로프는 활이 끊어질 정도로 격정적인 연주가 인상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악상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는 그의 풍부한 표정도 관객의 몰입을 배가시킨다. 크레디아 제공
막심 벤게로프는 활이 끊어질 정도로 격정적인 연주가 인상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악상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는 그의 풍부한 표정도 관객의 몰입을 배가시킨다. 크레디아 제공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40),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43),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43).

이들의 공통점은 1980년대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리며 세계무대를 누볐다는 점이다. 국내 팬 층도 두꺼워 3월 키신의 내한 공연은 4개월 전 전석 매진됐다. 키신의 뒤를 이어 20일에는 벤게로프가 한국을 찾는다. 폴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서울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 바이올린 협연을 맡은 벤게로프를 e메일로 만났다.

벤게로프는 한국을 사랑하는 러시아 음악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96년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발매한 음반에 노사연의 ‘만남’을 타이틀곡으로 수록했을 정도다.

그는 “18세 때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났는데 내성적인 유럽 관객과 다르게 열광적이라 놀라웠다”며 “한국 팬들을 만나면 감정이 풍부해져 음악에 더욱 깊이 집중하게 된다. 한국 공연은 축제와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공연만큼은 예전과 달리 애도의 공연이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로 고통을 받거나 가족을 잃은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번 공연을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게 바친다. 그들을 기리며 연주하겠다.”

이번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과 5번을 비롯해 차이콥스키의 ‘우울한 세레나데’ ‘왈츠-스케르초’, 생상스의 ‘하바네즈’와 같은 소품을 연주한다. 그는 공연 프로그램 곡 구성과 감상 포인트와 관련해 “차이콥스키는 생전에 늘 모차르트를 우상으로 꼽았다. 그들의 작곡 기법에는 화성적 특징을 비롯한 일종의 유사함이 깃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협연자이자 콘서트마스터(지휘자 대신 연주자가 악기를 연주하며 오케스트라 연주를 이끄는 역할)로 무대에 서는 그는 “1부 공연에서 연주될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4·5번은 지휘자 없이도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벤게로프는 2007년 어깨 부상 이후 지휘자로 활동해오다 2011년 바이올리니스트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실내악의 진수와 러시아, 프랑스의 낭만음악까지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만∼18만 원. 02-318-430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막심벤게로프#예브게니키신#바딤레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