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곽경택-유오성 옛 영광 재현 ‘레디 액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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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돌아왔다… ‘친구2’ 촬영현장

11일 영화 ‘친구2’의 촬영이 한창인 울산 울주군을 찾았다. 이날은 준석(유오성)이 조직 보스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을 찍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1일 영화 ‘친구2’의 촬영이 한창인 울산 울주군을 찾았다. 이날은 준석(유오성)이 조직 보스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을 찍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레디, 액션!”

11일 오후 울산 울주군 하늘공원 장례식장 정문 앞. 곽경택 감독이 10m쯤 떨어진 모니터 앞에서 무전기로 외친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현장에 울려 퍼졌다. 영정 사진을 든 배우 유오성과 흰 천에 싸인 관을 든 검은 양복 무리 10여 명이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뗐다. 장례식장 방문객들은 신기한 듯 몰려들어 이 광경을 지켜봤다.

올해 하반기 개봉하는 영화 ‘친구2’의 촬영 현장이다. 이는 리허설이었다. 서울은 장맛비가 왔지만 울산은 햇볕이 쨍쨍.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랐다. 두꺼운 양복을 입은 배우들은 리허설 4번의 테이크 동안 땀을 비 오듯이 흘렸다.

본 촬영이 시작되고 다시 “레디, 액션!”

잠시 뒤 약간 짜증 섞인 곽 감독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좀 천천히 걸어와. 다시 한 번 갑시다.” 관을 든 행렬의 걸음이 너무 빨랐다. 결국 네 번의 테이크 끝에 곽 감독의 낭랑한 음성이 들렸다. “컷, 감사합니다. 다음 준비할게요.” 긴장감이 감돌던 현장에는 웃음소리가 넘쳤고 배우들은 연신 물을 들이켰다.

‘친구2’는 2001년 전국 관객 820만 명(배급사 집계)을 모은 ‘친구’의 속편이다. 속편은 1편에서 친구인 동수(장동건)를 살해한 준석(유오성)이 잡혀 들어간 지 17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를 담는다.

부산 폭력조직의 대표주자에서 살인사건으로 나락에 떨어진 준석. 그는 17년이 흐른 뒤 다시 어둠의 세계와 마주한다. 준석은 교도소에서 만난 동수의 아들 성훈(김우빈)을 조직원으로 영입해 따뜻하게 챙겨준다. 성훈은 준석이 아버지를 살해한 줄 모른다. 여기에 준석의 아버지이자 1960년대 부산의 전설적인 건달 철주(주진모)의 젊은 시절 활약상이 덧붙여진다. 1편에서는 주현이 나이든 철주 역할을 맡았었다.

이날 촬영에서는 준석이 성훈과 함께 조직의 보스 형두(기주봉)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을 담았다.

촬영이 끝나고 만난 곽 감독은 “요즘 내 딸이 ‘뭐하려고 친구2를 하느냐’고 한다”며 “이 영화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술도 안 마시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관객이 웃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곽 감독은 ‘친구’ 이후 ‘챔피언’ ‘사랑’ ‘통증’ ‘미운 오리 새끼’에서 줄줄이 저조한 흥행 성적을 올렸다. 그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도 많이 낮아졌다.

이날 촬영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배우는 김우빈. KBS2 드라마 ‘학교 2013’에 출연한 모델 출신 김우빈은 훤칠한 외모와 남성미로 인기를 끌었다. 김우빈은 ‘장동건의 인기를 넘을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어쨌든 저는 (장동건과는) 다른 사람이니까, 다른 마음으로 사랑해 주세요.”

유오성은 2002년 ‘챔피언’ 이후 11년 만에 곽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다. 그는 ‘챔피언’ 이후 영화 수익 등을 둘러싸고 제작사와 송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곽 감독과도 갈등을 겪었다. “오래전에 실체 없는 싸움을 많이 했어요. 이제 다시 제게 잘 어울리는 친구와 소풍을 떠나는 심정이에요. 곽 감독의 연출력과 진행 방식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울산=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친구2#곽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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