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 한올 머리카락으로 추억을 짜깁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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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경: Recollection’전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문양을 장식한 이세경 씨의 카펫 작품.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문양을 장식한 이세경 씨의 카펫 작품.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한때는 애지중지하다가 일단 내 몸을 떠나는 순간 철저히 외면 받는 머리카락. 이세경 씨(40)는 그렇게 버려진 머리카락을 활용해 도자기와 카펫에 정교한 문양을 재현하는 작업으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의 상징에서 쓸모없는 것으로, 작가의 손을 거쳐 다시 소중한 예술 작품으로 생명을 얻는 순환 과정이 버려지는 것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서울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의 ‘이세경: Recollection’전은 독창적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의 역량을 보여 주는 자리다. 전시에선 대중의 참여로 완성된 ‘리컬렉션’ 프로젝트가 첫선을 보여 관심을 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자신의 머리카락과 사진 한 장, 그 사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소개한 글을 보내면 작가는 타일 위에 그 머리카락으로 형상화한 이미지와 글을 곁들여 작은 액자를 만들었다. 추억이 담긴 이미지를 개개인의 머리카락으로 작품화된 결과물이 어우러져 울림을 준다. 누군가의 시간을 기억하는 머리카락으로 그의 내밀한 추억을 재현한 작품들이 마치 1인칭 소설처럼 느껴진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도자기와 접시에 동서양 도자기와 회화의 전통 문양을 장식한 작품과 대형 카펫도 볼 수 있다. 8월 10일까지. 02-3448-010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머리카락#이세경#Re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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