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아들과 걸어 올랐던 설악산 권금성, 16년만에 다시 오니 부자의 정 새롭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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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 다른 시간]

정확히 25년 전 5월 20일, 오늘같이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날 한 여자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얼마 후 하늘이 귀한 선물인 아들을 주셨고, 그 아들이 자라 위풍당당한 멋진 군인이 됐다.

2013년 5월 20일은 우리 부부의 25주년 결혼기념일이자 아들이 성년이 되는 날이었다. 바로 그날, 뿌연 안개가 온 세상을 덮고 있던 새벽녘에 군에서 첫 휴가를 나온 아들과 함께 배낭을 메고 설악산에 올랐다. 16년 전 그때 그 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여행….

권금성의 바위가 16년 세월의 강을 넘어 다시 우리를 맞이했다. 다섯 살 무렵의 아들은 대견하게도 멀고 힘든 산행을 잘 이겨냈었다. 아이는 아빠가 준 등반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뛰어놀았다.

예전에는 거대한 바위틈에 사다리처럼 놓인 좁은 철계단을 타고 권금성에 올라야 했다. 그 아찔함이 실로 대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들은 휴가를 끝내고 귀대했다.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에 늘 자리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은 진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오늘도 따스한 커피 잔 위로 살며시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일렁이다 사라졌다. 멀리 있는 아들에게 건강과 안부를 물어본다.

강유성 씨(경기 성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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