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아트홀은 내년에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직접 제작해 3∼5월 무대에 올리겠다고 최근 밝혔다.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도 수년 전부터 프랑켄슈타인을 소재로 한 뮤지컬을 준비했고 올해 안에 워크숍을 통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소개할 계획이다.
가수 고 김광석(1964∼1996)의 노래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가 ‘부른’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장유정 작·연출)이 4월 개막하고, 그가 ‘만들거나 부른’ 노래로 꾸민 뮤지컬 ‘김광석’(가제·장진 작·연출)이 12월 올라간다.
조광화의 프랑켄슈타인은 조선과 중국 일대를 배경으로 한다. 작곡은 원미솔. 조광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겁 많은 왕세자가 의원의 실험을 후원하다 전염병으로 급사하자 왕세자를 살리기 위해 거구의 살인자 신체와 조합해 괴물을 만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프랑켄슈타인이야 저작권이 자유로운 작품이니 누구나 제작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맘은 급했지만 시놉시스가 맘에 안 들어 계속 유보하다 보니… 막강한 경쟁자를 만났다”고 적었다.
충무아트홀의 프랑켄슈타인은 극작과 연출에 왕용범, 작곡에 이성준이 참여한다.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하되 프랑켄슈타인을 ‘귀여운 꽃미남’으로 표현하려고 한다는 것이 충무아트홀의 설명. 충무아트홀 측은 “조광화 씨 측과는 별개로, 오래전부터 프랑켄슈타인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그날들’은 대통령 딸과 청와대 경호원이 사라진다는 줄거리며 영화투자배급사 뉴와 서울시뮤지컬단이 공동 제작하는 ‘김광석’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김광석도 실명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유인택 서울시뮤지컬단장은 “김광석의 노래는 세대와 이념을 뛰어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저작권을 가진 유족을 접촉한 것으로 안다”면서 “김광석 노래의 색깔과 힘을 잘 살리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켄슈타인이나 김광석의 노래는 매력적인 콘텐츠이기는 하지만 각각 같은 ‘재료’로 두 편의 뮤지컬이 무대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은 “그만큼 대중성 있는 콘텐츠이기는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잘된 하나를 보고 싶지 비슷한 것을 또 선택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시장에서 잘 먹힐 것 같은 콘텐츠를 선택하다 보니 비슷한 소재가 여러 군데서 만들어지는 현상이 빚어진다”면서 “이 콘텐츠를 무대에서 구현했을 때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형식의 재미, 틀의 혁명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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