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채소 안 먹어” 선언 1주일 지나자 이상한 일들이…

동아일보 입력 2012-11-03 03:00수정 2012-11-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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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NO채소클럽/이향안 글·심윤정 그림/100쪽·9800원·스콜라
바삭바삭 고소한 돈가스만 급식으로 나오면 얼마나 좋아. 느글느글 물컹한 브로콜리, 거슬거슬한 당근은 대체 왜 딸려 나오는 걸까. 당근이 목구멍에 걸려서 안 넘어 가는데 어쩌라고. 브로콜리는 초록 괴물 같아.

“왜 먹기 싫은 채소를 억지로 먹어야만 하는 거지? 우리에게도 먹기 싫은 건 안 먹을 자유가 있는 거잖아.” “먹기 싫은 채소를 먹으라고 하는 건, 거짓말을 하는 것만큼이나 나쁜 짓이야!”

강이, 만보, 솔비는 마음이 척척 맞았다. 그래서 결성했다. 절대로 채소를 먹지 않는 아이들의 모임 ‘NO채소클럽’. 규칙도 정했다. ‘학교에서는 물론이고 집에서도 채소는 먹지 않는다! 절대로!’

채소 반찬에는 손도 안 대는 강이에게 화가 난 엄마는 식탁을 ‘풀밭’으로 만들어 정면 승부를 걸어 왔다. 하지만 강이가 아예 숟가락을 놓아 버리자 엄마는 금세 항복. 아아, 채소가 사라진 환상적인 밥상. 기름 좔좔 삼겹살, 담백한 오리고기, 쫄깃한 족발과 치킨, 촉촉한 불고기…. 이 아름다운 밥상 앞에서 어른들은 “상추에 싸 먹어, 그래야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라고 김빠진 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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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채소클럽은 모든 반찬에서 채소를 쏙쏙 골라냈다. 소풍날 김밥에서 시금치를 뽑아내고 잡채에서 당근과 양파를 건져냈다. 하굣길에는 과자 파티를 벌였다. NO채소클럽을 만든 지 꼭 일주일 되는 날,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강이는 변비에 걸려 얼굴이 노래졌고, 솔비는 팔다리 얼굴에 부스럼이 번졌다. 만보도 일주일 만에 허리가 한 뼘이나 굵어졌다.

나쁜 일은 겹친다더니 체험학습 시간에 학교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수확해서 나눠 먹기로 한 것이 아닌가. 채소 먹기 퀴즈에서 져서 억지로 파프리카를 먹게 된 만보는 상큼한 맛에 놀라고 강이와 솔비도 각각 집에서 콩나물 무침과 당근 주스의 맛에 새삼 눈뜨게 된다. 강이의 생일 잔칫날, 채소 없는 밥상에 아이들은 기겁하고 이후 ‘채소를 사랑하는 모임’을 만든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생동감 있게 그려 냈다. 하지만 ‘과학 동화 시리즈’라는 점을 부각하느라 ‘도대체 미뢰(味뢰)가 뭐기에?’ ‘채소는 우리 몸에 어떤 도움을 주는 걸까?’ 등 중간에 2∼4쪽씩 끼워 놓은 내용이 동화의 흐름을 끊어서 아쉽다. 이야기만으로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는데도 앞부분에 ‘왜 고기는 많이 먹으면 안 되는 거야?’ 같은 질문과 답을 실어 미리 결론을 내어 버린 것이 흥미를 반감시킨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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