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등 한국 랭킹 1, 2, 3위가 나란히 삼성화재배 4강에 진출했다. 중국에서는 구리 9단만이 4강에 들었다. 최철한-이세돌, 구리-박정환(왼쪽부터)이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10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연수원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8강전. 이날 동시에 치러진 4개 대국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최정상의 실력자 이세돌 9단(29)과 중국 랭킹 1위 천야오예(陳耀燁·23) 9단 간의 대국. 대국 전까지 두 기사의 상대 전적은 2 대 1로 이세돌 우세. 하지만 이세돌은 랭킹 2위로 내려앉으면서 약간 슬럼프를 맞고 있는 상황이고. 천야오예는 이제 처음 정상에 오르면서 욱일승천하고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였다.
특히 천야오예는 한국 기사들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기사로 손꼽힌다. 초반 중반 형세판단 끝내기 등 모든 분야에 강해 허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 한국 기사와의 전적도 최철한 9단에게 8연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63승 25패로 승률이 70%를 넘는다. 그는 2006년 6월 LG배와 TV바둑아시아에서 준우승해 만 16세 6개월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9단에 올랐다.
하지만 이날 바둑은 달랐다. 천야오예는 주눅 든 듯 행마가 무거웠고, 이세돌은 경쾌했다. 검토실을 가득 메운 ‘소소회’ 소속 프로기사들과 연구생, 올해 입단자들은 일찌감치 이세돌의 우세를 점쳤다. 별로 역전할 곳이 없는 바둑이라는 평이었다. 천야오예는 덤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돌을 내려놓았다.
또 최철한이 중국의 16세 강자 판팅위(范廷鈺) 3단을 눌렀고, 박정환 9단이 전년도 우승자인 원성진 9단을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중국 측에서는 구리(古力) 9단이 강동윤 9단에게 승리했다.
추첨 결과 4강전은 박정환-구리, 이세돌-최철한으로 결정됐다. 3번기로 치러지는 4강전은 11월 12∼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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