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내용은 ‘지산’… 관객 편의는 ‘펜타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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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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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달군 초대형 록페스티벌 열전, 성적표 받아보니…

7월 27일 경기 이천시에서 열린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의 이적 공연에서 관객들이 일제히 손을 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이 페스티벌에는 3일간 연인원 10만1000명(주최 측 추산)이 방문해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CJ E&M 제공
7월 27일 경기 이천시에서 열린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의 이적 공연에서 관객들이 일제히 손을 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이 페스티벌에는 3일간 연인원 10만1000명(주최 측 추산)이 방문해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CJ E&M 제공
대중음악 팬들에게, 올여름은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지산밸리 록페스티벌(경기 이천시)과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인천)로 양분되던 초대형 페스티벌이 크게 늘어났다. 슈퍼!소닉(서울), 센세이션 코리아(경기 고양시 일산), UMF 코리아(서울), 월드 일렉트로니카 카니발(경기 가평군) 등이 신설됐다. 서머웨이브(경기 용인시)까지 합쳐 수도권에서만 7개의 초대형 음악 축제가 열렸다.

15일 슈퍼!소닉을 끝으로 길었던 여름 대중음악축제 시즌이 끝났다. 축제 현장에 다녀온 대중음악 전문가 4명의 의견을 들어 관객 편의성과 공연 내용을 중심으로 올여름 페스티벌의 명암을 짚었다.

공연 내용에서는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이 3.5∼4개의 별(5개 만점)을 고루 받아 가장 높게 평가됐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는 “지산은 라디오헤드, 제임스 블레이크, 스톤 로지스를 불러들여 한국 대중음악 축제 출연진에는 한계가 있다는 자조를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축제는 관객 편의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주체할 수 없이 늘어난 객석의 쓰레기와 행사장 내 결제수단(티머니)의 불편함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올해 장소를 인천 드림파크에서 인천 정서진으로 옮긴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음악전문지 파라노이드의 송명하 편집장은 “화장실이 무대에서 먼 것을 빼면 크게 불편한 점이 없이 쾌적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신설된 슈퍼!소닉과 센세이션은 관객 편의성과 공연 내용에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여름 최고의 하이라이트 공연으로는 7월 27일 지산 무대에 선 라디오헤드가 많이 꼽혔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라디오헤드의 이번 공연은 감정이 아닌 이성을 자극하는 것만으로 극단의 희열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친환경 블록버스터 쇼”라고 표현했다. 차우진 평론가는 지산의 제임스 블레이크(7월 28일)를 꼽으며 “넓은 야외 공간에서 음반에서 듣던 놀라운 사운드를 재현해냈다는 점에서 엔지니어와 스태프, 뮤지션의 노하우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2006년 제1회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본격 점화된 여름 대중음악 축제 시장은 여전한 과제도 남겼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관객 끌기에 치중한 일관성 적은 출연진 구성 탓에 개별 페스티벌의 개성이 부족했다”며 “주최 측과 음악 팬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점은 고질적인 문제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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