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향으로 만든 구동희 씨의 나선형 구조물. 고미석 전문기자 mskoh119@donga.com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9월 25일까지 열리는 ‘2012 에르메스 재단미술상’전은 이 상의 후보에 오른 구동희, 이미경, 잭슨 홍 씨의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들은 각기 낯설면서도 엉뚱하고 기발한 작품으로 관객들의 허를 찌르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장 중앙에 자리한 177cm 높이 흰색 가림막은 이미경 씨의 작품이다. 발 받침대를 딛고 올라가 안을 살펴보면 입구와 출구도 없는 텅 빈 공간만 있다. 전시장에 가면 무엇인가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작품 없이 가림막만 설치한 작업이다.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는 ‘비틀스’의 음악 제목이자, 나선형 놀이기구나 정신없이 심란한 상태를 뜻하는 단어다. 구동희 씨는 ‘헬터 스켈터’란 제목으로 비치파라솔 아래 색색의 모기향을 이어붙인 나선형 구조물, 모기 소리가 왱왱거리는 검은 유리의 미로 공간을 선보였다. 잭슨 홍 씨는 계란 등 사물을 1.5배 크기로 확대해 ‘일종의 가벼운 농담 같은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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