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채색의 화조도와 닭 문양이 담긴 부적, 역대 명필의 글씨에 온몸의 혈을 표시한 인체도와 왕실 행사를 기록한 의궤도까지. 용도가 제각각인 그림들이 전시장에 즐비하게 걸려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木石으로 찍은 우리의 옛 그림’전에서 나온 작품들이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전통판화 기법으로 제작됐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근대판화 1세대 작가로 꼽히는 이항성(1919∼1997)과 그의 아들 이승일 전 홍익대 판화과 교수 부자의 판화 컬렉션 중 200여 점을 공개한 자리다. 조선시대 목판화와 근대의 석판화를 중심으로 부적부터 문집까지 다채로운 그림과 글씨들까지 만날 수 있는 대규모 전통 판화전이다.
전시장에선 사회가 안정되고 서민 문화가 발달하면서 판화 작품이 질과 양 면에서 성장을 거듭한 18세기 전통판화를 상당수 볼 수 있다. 장식, 교화, 기복, 기록 등 여러 용도를 포괄한 작품들이다. 일제강점기의 석판화로는 아들에 대한 염원을 담은 백동자도를 비롯해 문방사우도(사진), 충무공 이순신 초상 등이 선보였다. 8월 5일까지.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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