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웅이의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같은 반 아이들은 웅이를 “월남빵, 베트콩, 깜장콩”이라고 놀린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다문화 가정 아이를 놀리면 혼날 줄 알아!”라고 야단친다.
세계 여러 나라 문화가 섞이며 교류하는 다문화 시대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로 또 다른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 이 동화는 다문화 가정 아이를 바라보는 편견 어린 시선을 세심하게 그려냈다.
엄마가 한글을 더디 깨쳐 웅이도 말이 늦어졌다.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웅이를 아이들은 ‘말더듬이’라고 불렀다. 구제역으로 웅이네가 키우던 돼지가 산 채로 묻히자 충격을 받은 웅이 엄마는 우울증에 빠진다. 보다 못한 웅이 고모의 권유로 웅이네는 경남 산청에서 경기 부천으로 옮겨와 세탁소를 연다.
새 학교로 전학 온 웅이는 또 말을 더듬어 웃음거리가 된다. 선생님은 힘센 윤우에게 웅이를 동생처럼 잘 보살펴 주라고 부탁하고 웅이는 이후로 학교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여름방학 때 웅이는 “선생님이 돌봐 줘야 한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을 뿐”이라는 윤우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는다. 윤우는 ‘어려운 친구’를 잘 도와줬다는 이유로 모범 어린이 표창까지 받았는데 말이다.
웅이 엄마는 한국에 적응하려고 모국을 잊으려 했다. 웅이에게 베트남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지도 않았다. 웅이는 베트남에서 온 이모와 사촌형이 어색하지만 함께 지내면서 베트남 문화를 익혀 간다.
다문화 가정 아이라는 남다른 시선과 선입견도 문제지만, 그 아이들을 특별히 돌보고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도 자칫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구분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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