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빛났던 작년 창작극 2편 만추에 다시 반짝

  • Array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연극 ‘사랑이 온다’. 극단 전망 제공
연극 ‘사랑이 온다’. 극단 전망 제공
지난해 말 무수하게 쏟아진 공연 중에서 유독 보석처럼 빛났던 창작극 두 편이 앙코르 무대를 갖는다. 1∼13일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전망의 ‘사랑이 온다’(배봉기 작·심재찬 연출)와 10∼27일 서울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백수광부의 ‘미친극’(최치언 작·이성열 연출)이다.

‘사랑이 온다’는 지난해 12월 초 닷새 공연만으로 대한민국연극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동아연극상 연기상(길해연)을 받았고 서울문화재단 공연예술창작활성화지원사업 지원작으로도 선정됐다. ‘미친극’ 역시 12월 말 아흐레 공연으로 연말 각종 시상에서는 후보작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올해 대산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한 데 이어 명동예술극장의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작으로 뽑혔다.

‘사랑이 온다’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가출했지만 15년 뒤 결국 아버지와 같은 ‘짐승’이 돼버린 아들의 세 차례에 걸친 귀환으로 구성된다. 폭력의 대물림을 저주하면서 그걸 끊어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들의 복수는 성공할 것인가. 아들 역을 맡은 김수현 씨의 숨 막히는 짐승남 연기와 이를 단장의 아픔으로 지켜봐야 하는 어머니 길해연 씨의 가슴 먹먹한 연기가 압권이다.

여러 겹의 극중극으로 구성된 ‘미친극’은 코언 형제의 영화 ‘바톤 핑크’와 워쇼스키 형제의 영화 ‘매트릭스’, 이상의 소설 ‘날개’,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 같은 수많은 텍스트를 넘나들며 펼치는 극작 유희가 일품이다. 현실에선 나쁜 남자지만 극 속에선 착한 남자가 되길 꿈꾸는 사채업자 방학수(김학수)의 캐릭터가 특히 매력적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i: ‘사랑이 온다’는 1만∼1만 5000원. 02-763-7250. ‘미친극’은 2만 원. 02-889-2561, 2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