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차도녀… 벤츠 C200 CGI
든든한 보디가드… 렉서스 CT200h
동화 속 호박마차… BMW 미니쿠퍼S
여자는 남자와 ‘정말’ 다르다.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자동차가 남자들에게 일종의 ‘장난감’이라면 여자들에게는 스타일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핸드백’과 같은 존재일 수 있다.
30대 여기자인 본보 김현진, 손효림, 정효진 기자가 여성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차 3대를 시승해 본 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김 기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콤팩트 세단인 ‘더 뉴제너레이션 C200 CGI 블루에피션시’(C200 CGI)를, 손 기자는 하이브리드 세단인 ‘렉서스 CT200h 콤팩트 럭셔리 하이브리드’(CT200h)를 탔다. 정 기자는 ‘BMW MINI 쿠퍼S’(미니)를 몰았다. 가격(부가세 포함)과 배기량은 C200 CGI는 5270만 원에 1796cc이며 CT200h는 4770만 원에 1798cc이다. 미니는 4140만 원에 1598cc다.
○ 스타일
김현진=벤츠는 뭐랄까, 남성적인 느낌이 있어요. BMW는 상대적으로 여성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BMW나 렉서스는 남편에게 선물 받은 차를 모는 부유한 여성의 이미지라면 벤츠는 왠지 차를 좋아하고 잘 아는 여성이 직접 돈을 모아 사는 차라는 이미지가 있죠. 직접 타보니 역시 아기자기한 분위기보다는 고급차의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즐기는 싱글 여성이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같은 흰색 차라도 고급스러움의 깊이가 다른데 이번에 타본 C200 CGI는 크리미한 화이트 느낌이 다른 차에서 찾기 힘든 색이었어요.
정효진=저도 예쁜 게 중요해요. 미니는 참 예쁘더라고요. 제가 싱글이었으면 샀을지 몰라요.(웃음) 계기판이 크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빈티지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이었어요. 요즘 신데렐라 동화에 꽂혀 있는 네 살짜리 딸 연우가 미니를 보자마자 “엄마, 이거 우리 호박마차야?”라며 신나했어요.
손효림=호박마차라! 연우가 묘사할 수 있는 ‘예쁘다’는 표현의 최상급이네요.(웃음) 딸이라 그런지 예쁜 건 신기하게 알아보는군요.
정=그럼요. 애기들도 예쁜 건 귀신같이 안다니까요. 연우가 계기판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여기저기 다 살펴봤어요. 시승차를 반납할 때는 “왜 (차가) 가는 거야? 계속 타면 안 돼?”라며 아쉬워하더라니까요.(웃음)
김=미니는 만화에서 톡 튀어나온 차 같아요.
정=제가 탄 차는 오렌지브라운색이었는데 미니는 색상만 80개가 있대요. 여러 색상을 믹싱해서 자기가 원하는 색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핫오렌지색을 주문해 타는 고객도 있다더라고요. 좌석을 수동으로 조절하게 만들었는데요. 자동이 아니라 수동을 고집하는 게 디자인에 대한 미니의 철학을 드러내는 것 같았어요.
손=CT200h는 차체가 크고 디자인은 약간 투박한 듯했지만 우직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든든하다고나 할까, 암튼 그랬어요.
○ 기능
손=CT200h는 트렁크도 넓고 하이브리드라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최고였어요. 서울 명동에서 강남을 거쳐서 팔당댐(경기 하남시)까지 달렸는데 주유계기판 눈금이 안 움직이는 거 있죠. 미끄럼 방지 기능 덕분에 언덕길에서 밀리지 않고 꽉 잡아줘서 마음이 놓였어요. 예전에 운전 중에 차가 언덕길에서 확 밀려서 정말 당황했거든요. 솔직히 여자들은 급가속 능력 같은 거보다 언덕길에서 안 밀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요?
김=맞아요. 200% 동감!
손=주행모드를 에코, 노멀, 스포트 3개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점도 좋았어요. 에코모드로 하면 힘은 약하지만 시내 운전을 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어요. 노멀도 무난했고, 스포트 모드는 확실히 힘이 느껴졌어요. 고속주행을 할 때는 아주 시원했죠. 가끔 막 밟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도 좋겠더라고요. 과속방지턱 같은 걸 넘을 때 충격이 좀 강하게 전달되는 점은 살짝 아쉬웠지만요. C200 CGI는 어땠나요?
김=부드럽고 매끄러웠어요. 이래서 벤츠를 타는구나 싶을 정도로요. 천장은 좀 낮더라고요. 평소에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는데, 허리를 거의 세우고 운전하거든요. 헌데 이 차는 머리가 천장에 닿았어요. 특별히 앉은키가 크지 않은 편인데도요.(웃음) 약간 뒤로 엉덩이를 빼는 듯한 느낌으로 타야 해서 운전에 미숙한 여성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미니는 손맛을 확실히 느끼게 해 줬어요.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바퀴가 즉각 반응하는 게 느껴진다고 할까. 그런 게 BMW의 특징이라고 들었는데 진짜 그랬어요. 반응 속도가 빨라서 차선을 바꿀 때 편했어요. 소음은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좀 있었어요. 전 조용한 게 좋은데요. 기어 변속을 하지 않아도 경사진 길도 잘 올랐어요. 아담해서 좁은 골목길도 부담 없었죠. ○ 디테일
김=여자들은 작은 것에 감동하잖아요. C200 CGI는 편리한 기능이 많아서 감탄했어요. 저는 자동차 열쇠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거든요. 가방 안에 손을 넣고 뒤적이다 10분이나 헤맨 적이 있는데 이 차는 열쇠가 근거리에만 있으면 자동차 문이 열려 참 편리했어요. 양손에 짐을 많이 들고 다니는 여성들의 특성상 큰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서 아이폰과 연결해 자동차 내부 스피커로 통화할 수 있어요.
손=CT200h는 트렁크가 넓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공간이 널찍하니까 짐이 많아도 그냥 툭툭 던져 넣으면 되겠더라고요.
정=미니는 쿠페라서 트렁크가 작고, 뒷자리도 당연히 좁아요. 쿠페에 실용성을 따지는 건 좀 뭣하지만요. 선루프가 앞뒤로 있는 점은 재미있었어요.
손=그렇군요. CT200h는 음료수꽂이를 깊숙하게 만들어서 커피나 음료수를 자주 마시는 여성들에게 좋겠더라고요. 음료수꽂이가 얕으면 음료수를 쏟을까봐 신경이 많이 쓰이잖아요. 장착돼 있는 내비게이션이 터치 방식이 아니라 버튼으로 조작하게 된 건 좀 불편했지만요.
김=C200 CGI는 보조석 왼쪽에 그물이 달려 있어서 수첩이나 화장품처럼 간단한 소지품을 넣기에 좋았어요. 그리고 운전하다 보니 다른 차들이 확실히 잘 비켜주는 것 같았어요. 광화문 인근에서 운전했는데 5분 동안 좌회전하려는 내 차를 직진 차량이 무려 두 번이나 봐주고 끼어들 수 있게 해 줬어요. 벤츠의 힘일까요?(웃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