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영화 ‘블라인드’서 시각장애인역 김하늘… 하늘하늘그녀, 알고보면 야생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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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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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해 묻자 김하늘은 “20대에는 빨리 하고 싶었고, 지금은 ‘언젠가 하겠지’ 싶다”라며 웃었다. 그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하고 싶다”며 “솔직히 외모도 본다”고 말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결혼에 대해 묻자 김하늘은 “20대에는 빨리 하고 싶었고, 지금은 ‘언젠가 하겠지’ 싶다”라며 웃었다. 그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하고 싶다”며 “솔직히 외모도 본다”고 말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블라인드’는… 빨리 벗어나고 싶었어요.”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10일 개봉한 스릴러 ‘블라인드’에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시각장애인 민수아를 연기한 김하늘(33).

보육원에서 자라 경찰대 학생이 된 수아는 운전하던 차가 사고가 나 동생을 잃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사고로 시력까지 잃은 수아는 경찰의 꿈을 접게 된다.

비 오는 날 택시를 타고 가던 수아는 택시가 사람을 친 것을 직감한다. 운전사는 개를 쳤다고 화를 내더니 그를 길에 내려놓고 도망친다. 뺑소니 목격자로 나서지만 수아와 엇갈린 진술을 하는 다른 목격자 김기섭(유승호)이 등장한다. 설상가상으로 운전사는 연쇄살인 용의자고….

김하늘은 촬영 내내 수아로서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나만 짊어진 짐이랄까. 힘든 내색도 할 수 없고,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는 상황에서 범인과 일대일로 맞서야 했으니까요. 촬영장 바깥에선 웃고 떠들었지만, 캄캄한 밤이 되면 소용없었어요. 방에 혼자 누우면 영화 생각이 나서 잘 수가 없었어요.”

1998년 ‘바이준’으로 데뷔해 연기 경력만 13년. 그런 그이지만 시각장애인을 연기한 것은 커다란 도전이었다. 한 달간 맹인학교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점자를 배우고, 안내견과 걸으며 감각을 체득했다.

“시각장애인이 한 곳만 응시하거나 눈을 깜빡거리지 않을 것 같지만, 아니에요. 대화할 때도 상대와 눈을 맞추려고 해요. 그런 섬세함을 살리고 싶었어요.”

‘블라인드’ 촬영을 끝내고 쉴 무렵, 김하늘에게는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여배우 특집 섭외가 들어왔다.

수아를 떨쳐낼 좋은 기회였다. 김하늘은 밥, 간식에 몸을 던지는 망가진 모습으로 ‘야생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를 따라붙던 ‘청순가련’, ‘하늘하늘’ 이미지도 옅어졌다.

“야생녀라는 별명, 인정합니다. 야영에 익숙해요. 매년 여름이면 친척들과 계곡에 놀러 가곤 하는데 요리가 제 담당이죠. 파김치 삼겹살은 소속사 식구들도 인정했어요.”

‘바이준’ 이후 영화 ‘동감’ ‘7급 공무원’, 드라마 ‘온 에어’ 등 1년에 1편 이상, 주연으로만 내놓고 있는 김하늘.

그런 그가 꼭 해보고 싶은 역이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범인을 하고 싶어요. 악랄한 게 아니라 지능적인 악역을요. 이미지 변화를 노린 게 아니라 재밌을 것 같아서. 상대 배우는… 또래나 연하와는 많이 해봤으니 40대 선배가 어떨까요?”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김윤지 동아닷컴 기자 jayla30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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