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이병진 “개그맨들은 ‘나가수’ 과열 식히는 냉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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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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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나는 가수다’ 매니저로 복귀하는 이병진

개그맨 이병진은 새로운 가수와 함께 ‘나는 가수다’에 곧 복귀한다. 그는 ‘소라 때와는 다른 느낌을 보여줄 것 같다. 하지만 ‘진짜 매니저’ 같은 모습은 유지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개그맨 이병진은 새로운 가수와 함께 ‘나는 가수다’에 곧 복귀한다. 그는 ‘소라 때와는 다른 느낌을 보여줄 것 같다. 하지만 ‘진짜 매니저’ 같은 모습은 유지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나는 가수다’가 경연이다 보니 가수들의 경쟁이 과열되어 있어요. 이걸 식힐 수 있는 사람은 가수가 아니라 개그맨입니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서 매니저로 출연하고 있는 개그맨 이병진(42)은 일각에서 제기된 ‘개그맨 무용론’을 한마디로 잘랐다.

‘나는 가수다’는 국내 최고 실력의 가수 7인이 경연하는 프로그램. 개그맨은 가수와 한팀을 이뤄 가수의 매니저가 된다. 이병진은 최근 탈락한 이소라의 매니저로 활약했다.

“개그맨이 없다면? 경연만 남겠죠. 또 가수들도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가수들은 매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개그맨들은 가지고 있는 걸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개그맨이 ‘개그 욕심’ ‘방송 분량 욕심’을 내서 무리수를 던지면 가수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 무대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인지 시청자들은 7명 중 가장 ‘진짜 매니저’ 같은 개그맨으로 이병진을 꼽는다. 예민하기로 소문난 이소라를 잘 다독인다는 칭찬도 많았다.

“‘나는 가수다’에서 이소라가 제일 먼저 섭외됐고 다음으로 제가 섭외됐어요. 소라가 제가 매니저 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했다더군요. 사실 저와 소라는 8년 지기 친구입니다.”

그는 “소라는 마흔둘이나 먹은 소녀”라며 “과자와 분홍색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8년간 우정을 쌓으며 이소라의 성향을 모두 알고 있는 터라 방송 녹화일에 분홍빛 꽃다발이나 분홍색 헤드폰을 선물해 긴장을 풀어줬다. 그는 “소라가 평소 헤드폰을 사용하지 않는데도 가방에 헤드폰을 장신구처럼 달고 다니더라”며 웃었다.

이병진은 지난 4개월간 철저하게 ‘이소라의 매니저’로 살았다. 녹화가 없는 날에도 연습실을 찾은 것은 기본이다. 카메라 앞에서도 방송 분량보다 “예민한 친구이자 내 가수 돌보기”가 먼저였다.

“소라는 매회 힘들어했어요. 녹화 직전에 집에 가겠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럴 땐 유일하게 내 말만 통해요. 저도 소라 상태가 안 좋아 보일 때는 카메라부터 치우라고 했죠. 그러다 보니 찍는 분량 자체가 다른 팀보다 적었고 방송에 나가는 것도 적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보통 일이 아니었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며 “소라가 탈락해서 나도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이소라는 ‘나는 가수다’를 떠났지만 이병진은 새로운 가수의 매니저로 프로그램에 곧 복귀한다. ‘내 가수’로 찍어둔 가수가 있을까.

“인순이 선배님처럼 나이가 많으신 분도 좋고, 어린 아이유도 좋아요. 누구라도 상관없어요.”

‘나는 가수다’ 경연이 끝나면 인터넷에는 수많은 스포일러와 각종 설이 나돈다. 그는 “인기가 있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상상보다 훨씬 더하다. 부담이 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에는 그룹 핑클 출신 옥주현이 합류하자 인터넷이 반대 여론으로 들끓었다.

“사실 월권이죠. ‘나는 가수다’에서 가수들 순위 정한다고 뭐라고 했던 사람들이 마음속에 급을 정해놓고 이 가수는 출연하면 된다 안 된다를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옥주현에게 “‘이 프로그램 하면서 안티가 생길 수 있지만 안티를 없애는 것도 이 프로그램 안에서 가능하다. 나는 후자 쪽이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그도 데뷔한 지 20년이 된다. 그동안 그는 개그맨 사진가 캐스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한 주도 방송을 쉬지 않았다.

“또 20년 지나면요? 똑같을 것 같아요. 그때도 제가 좋아하는 방송하고 사진도 찍고 책도 쓸 것 같아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습니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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