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상 최대 제작비인 7000만 달러(약 758억 원)가 투입된 대작 뮤지컬 ‘스파이더맨: 턴 오프 더 다크’가 우여곡절 끝에 15일(한국 시간) 뉴욕 폭스우즈극장에서 개막한다. 여기에 더해 화려한 볼거리에선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태양의 서커스가 신작 ‘자르카나’를 29일부터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4개월 동안 무대에 올린다. 스파이더맨에는 못 미치지만 5000만 달러(약 541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이다. 등장인물들이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공중곡예 스펙터클을 앞세워 스파이더맨에 맞불을 놓았다. 자르카나는 9일부터 프리뷰 공연 중이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두 작품은 태생부터 얽혀 있다. 2년 전 뮤지컬 스파이더맨 제작을 준비하던 그룹 U2의 보노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태양의 서커스 창립자 기 랄리베르테에게 전화를 걸어 투자를 권유했다. 랄리베르테는 이를 거절하고 고공 서커스와 록 오페라를 결합한 스파이더맨 느낌의 신작을 자체 제작했다.
자르카나는 마술사 ‘자르크’가 자신이 잃어버린 힘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모험 활극. 악당 중 한 명으로 ‘거미 여인’이 등장하고 거미줄이 주요 무대 장치로 쓰였다는 점에서 스파이더맨과 비슷하다.
공중 스펙터클 대결에선 어느 쪽이 우월할까. 스파이더맨은 배우들에게 철사줄을 다는 ‘와이어 액션’으로 공중액션을 연출한다. 프리뷰 공연을 관람한 뮤지컬 제작사 에이콤의 박종환 팀장은 “배우들이 줄을 타고 2, 3층 객석 위까지 날아오는 장면은 대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자르카나는 무대 아래서 솟아올라 무대 위에 펼쳐지는 데 80초밖에 걸리지 않는 3.2t 중량의 대형 기계장치와 특유의 공중곡예 기술을 접목해 장관을 연출한다.
두 작품은 스펙터클 이외의 다른 부분에도 공을 들였다. 장기간 프리뷰 공연만 하던 스파이더맨은 3월 연출자 줄리 테이머를 경질하는 극약처방으로 작품을 대폭 수정했다. 원래 1막에서 죽는 악당 고블린을 2막까지 살려 스파이더맨과의 대결 구도를 강화했다. 또 다른 6명의 악역에게도 좀 더 강렬한 캐릭터를 부여했다.
자르카나는 주인공 자르크 역에 캐나다의 팝스타 가루를 기용했다. 이 같은 스타 기용은 태양의 서커스에선 이례적이다. 여기에 엘턴 존과도 공동 작업을 많이 한 호주 작곡가 닉 리틀모어에게 음악을 맡겼고 이전 공연에 비해 스토리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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