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외인구단 별명 덕에 더 많이 사랑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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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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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MBC ‘위대한 탄생’… 1-2-4위 차지한 김태원의 멘티 백청강-이태권-손진영

“전생이 있다면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일 겁니다, 우리들은.” ‘정말 가능할까’란 꿈을 품었던 세 청년은 가수 김태원과 ‘외인구단’으로 묶이며 가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왼쪽부터 손진영 백청강 김태원 이태권. MBC 제공
“전생이 있다면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일 겁니다, 우리들은.” ‘정말 가능할까’란 꿈을 품었던 세 청년은 가수 김태원과 ‘외인구단’으로 묶이며 가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왼쪽부터 손진영 백청강 김태원 이태권. MBC 제공
27일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 마지막회에서 우승자로 결정된 백청강이 기뻐하고 있다. MBC 제공
27일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 마지막회에서 우승자로 결정된 백청강이 기뻐하고 있다. MBC 제공
“(김태원 선생님은)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하셨어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여기까지 온 거니 나중에 우리가 다 베풀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고요.”

짓무른 입술, 연거푸 나오는 하품…. 27일 막을 내린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외인구단’ 백청강(22·1위) 이태권(20·2위) 손진영(26·4위)은 생각보다 차분한 표정이었다.

멘터 김태원의 지도를 받은 세 사람은 처음엔 옌볜이라는 독특한 출신지(백청강)나 특별할 것 없는 외모(이태권), 예선부터 거듭 탈락할 뻔한 이력(손진영) 때문에 ‘외인구단’으로 불렸다. 그러나 생방송으로 진행된 본선에서 이들은 모두 상위권인 4위 안에 진출하며 주목받았다. ‘위탄’은 5명의 멘터가 각각 선택한 2명의 멘티와 패자부활로 회생한 2명을 합쳐 12명으로 4월 8일 생방송 무대를 시작했다.

“외인구단이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오히려 더 사랑받았던 것 같아요. 만약 저 혼자였으면 이렇게 주목받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외인구단 덕에 제가 위기 때마다 회생하면서 ‘미러클 맨’이라는 별명도 얻었죠.” 손진영은 자신이 받은 관심을 외인구단 동료들 덕으로 돌렸다. 그는 심사위원 평가에서 여러 번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시청자 문자투표에 힘입어 4위까지 올랐다.

세 사람의 회상에 따르면 김태원은 꽤 ‘자상한’ 멘터였던 듯하다. “지난번에 닭고기 먹었으니 오늘은 다른 걸 먹을까? 이런 식으로 먹는 것 하나에도 신경을 써 주셨어요.”(손진영) “힘내라고 주로 고기를 많이 사 주셨어요.”(백청강) “목에 좋으니 도라지 차를 마시라고 주셨죠.”(이태권)

그룹 ‘부활’ 멤버들과 한무대에 서기도 했던 세 사람은 “‘위탄’을 치르면서 경험한 것들이 훗날 얼마나 귀중한 재산이 될지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콧소리가 난다고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멘터 선생님들이 ‘이제는 많이 고쳐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랬더니 이제는 필요한 부분에서도 콧소리가 잘 안 나와요. 하하…. 자유자재로 노래할 수 있게 더욱 노력해야죠.”(백청강) 김태원 외에도 신승훈 이은미 방시혁 김윤아라는 쟁쟁한 멘터들의 지적은 ‘원석’ 상태였던 출연자들을 갈고닦아 더 빛이 나게 이끌어 줬다. 그 덕에 콧소리 외에도 모창에 많이 의존하는 게 문제였던 백청강은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극복했다.

음색이 좋지만 리듬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태권도, 처절한 창법이 강하게 어필했지만 밴드를 리드하는 부분이나 고음 부분이 불안했던 손진영도 장단점을 확실히 지적받고 보완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생방송 진출자 12명이 북적거리던 숙소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출연자들이 매주 한두 명씩 탈락함에 따라 차차 적막해져 갔다. 아직까지 숙소에 머무르는 사람은 최후의 3인에 포함된 백청강과 이태권, 셰인(3위). 캐나다에서 온 셰인은 특유의 맑고 높은 목소리와 뛰어난 연주 실력, 귀여운 외모로 주목받았다. 왼쪽 눈이 의안인 점, 한국 노래를 전혀 몰라 모든 노래를 발음 나는 대로 적고 외워 연습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인기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숙소에서는 영어를 잘하는 이태권이 셰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위대한 탄생’을 통한 이들의 도전은 끝났지만 다음 달 2일 경기 고양시 일산MBC홀에서 열리는 ‘위탄’ 본선 진출자 12명의 콘서트가 남아 있다. 7개월을 달려온 이들은 그 후 일상으로 돌아간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백청강은 대뜸 큰 소리로 “놀이공원!”이라고 소리쳤다. 웃음이 터졌다. “한국에 와서 놀이공원을 한 번도 못 갔어요. 목요일까지 진∼짜 끝나면 꼭 놀러갈 거예요.” 손진영은 “원래 산을 좋아한다. 혼자 지리산 등반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권은 특유의 무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 다음엔 새로운 시작이다. 모두 가수가 꿈인 세 사람은 각각 ‘마이클 잭슨처럼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는 가수’(백청강), ‘록발라드를 하는 밴드’(이태권), ‘서정적인 포크송 가수’(손진영)가 목표라고 했다.

‘외인구단’ 세 사람은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지만 지금은 영락없는 한팀처럼 보였다. 누구랄 것도 없이 한목소리처럼 각오를 말했다. “김태원 선생님과 다른 여러분이 지적해 주신 부분들을 받아들여 더 노력해야죠. 지금까지는 행운일 수도 있고 기적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실력으로 인정받는 가수가 될 겁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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