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61>曰 然則有同與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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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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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옛 성인들로 알려진 伯夷(백이)와 伊尹(이윤)을 논평하면서 공자를 거론하되, 행동양식에서 결코 백이와 이윤은 공자와 同列(동렬)에 놓일 수 없으며, 人類(인류)가 있은 이래로 공자 같은 분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公孫丑(공손추)는 그래도 백이와 이윤을 공자와 마찬가지로 성인으로 추앙해 온 것은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물었다. 앞의 曰이 곧 공손추가 질문한 말이다. 뒤의 曰은 맹자가 대답한 말이다.

然則은 ‘그렇다면’이다. 有同與의 與는 의문종결사이다. 百里之地는 사방 백리 되는 작은 나라를 말한다. 君之는 ‘사방 백리의 그 땅에 군주가 되면’이다. 朝諸侯有天下는 朝諸侯(제후들을 조회 오게 함)와 有天下(천하를 소유함)의 두 구절을 결합한 형태다. 行一不義(한 가지 일이라도 불의를 행함)와 殺一不辜(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이를 죽임)는 서로 對(대)를 이룬다. 그 뒤의 而는 연결사이다. 皆不爲也는 ‘모두 하지 않는다’로, 爲의 목적어는 앞의 行一不義 이하 得天下까지다. 한편 是則同에서 是는 行一不義 이하 皆不爲也까지를 가리킨다.

주자(주희)는 이렇게 부연했다. 사방 백리를 가지고도 천하에 왕 노릇할 수 있는 것은 德(덕)이 성대하기 때문이고, 한 가지 일이라도 불의를 행하며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이를 죽이고서 천하를 얻는 것을 모두 하지 않는 것은 마음이 올바르기 때문이다. 성인이 성인인 이유는 그 根本(근본)과 節目(절목)이 모두 이와 같다. 정녕코 정의의 관념 없이는 성인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단체나 사회의 지도자도 될 수 없을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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