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 오간 삶, 낯설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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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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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살다 온 코디 최 개인전… 경계인이 본 한국사회 그려

금발 여인의 모습이 흐릿하게 담긴 코디 최
씨의 ‘The Gift’. PKM트리니티갤러리 제공
금발 여인의 모습이 흐릿하게 담긴 코디 최 씨의 ‘The Gift’. PKM트리니티갤러리 제공
금발 여인의 이미지를 흐릿하게 담은 그림은 나이키 로고를 사인펜으로 써넣은 아동용 실내화 위에 놓여 있다. 벽면에는 ‘장자’의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뒤 이를 한국어로 표현한 네온작품 시리즈, 서양 패션잡지에서 무작위로 잘라낸 이미지를 일그러진 하트 모양으로 콜라주한 작품이 걸려 있다.

개념미술가 코디 최(최현주·50) 씨의 작업에는 20대 초반 미국으로 이주한 뒤 2004년 한국으로 돌아와 작업해온 작가의 경계인적 사유가 스며 있다. 작가는 미국 사회에서 동양계 이방인으로 살면서 정체성을 고민했고, 귀국한 뒤엔 서구문화에 익숙한 이방인으로 한국의 사회문화적 풍토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같은 체험을 바탕으로 완성된 그의 작품은 유교적 전통과 서구 문화에 대한 환상이 뒤섞인 오늘의 한국 문화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제공한다.

‘최고급 한우 스테이크’ 같은 표현에서 드러나는 이질적 문화의 중첩, 전통과 현대의 가치가 충돌하는 현상, 서구지향적이며 타인의 시선에 집착해 자아를 상실한 젊은이들. 작가는 이런 현상을 후기식민주의의 단면으로 해석하며 한국 사회에 스스로를 돌아보기를 권한다. 전시는 5월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 02-515-9496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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