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60돌 국립국악원 “온고지신으로 대중과 화음”

  • Array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다큐상영-미래비전선포 등 행사
16일부터 ‘씻금’등 기념공연도

우리 선인들의 국악 사랑은 남달랐다. 왕실 음악 연주 및 보존의 역할을 담당했던 음악기관은 신라의 ‘음성서’, 고려의 ‘대악서’, 조선의 ‘장악원’으로 이어졌고 일제강점기에도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로 명맥을 이어왔다. 광복 후 1948년 제헌국회가 열렸을 때 “전통 음악을 보존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음악인들의 청원은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져 1950년 1월 19일 국립국악원 직제 공포가 이뤄졌다.

그해 터진 6·25전쟁도 국악원 출발을 막진 못했다. 부산에 피신해 있던 전통 예술인들은 1951년 4월 용두산공원 근처 2층짜리 허름한 목조 건물에 국립국악원을 개원했다. 초라하게 시작했던 국립국악원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지난 60년간 국립국악원은 외형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1953년 서울로 돌아와 공동, 계동, 당주동, 운니동, 장충동을 거쳐 1987년 12월 지금의 서초동 청사에 터를 잡았다. 국립민속국악원(1992년 전북 남원), 국립남도국악원(2007년 전남 진도), 국립부산국악원(2008년 부산) 개원으로 지역 민속 음악도 아우른다.

국립국악원은 7, 8일 국립국악원 대회의실에서 여는 ‘동서양의 고악보와 무보(舞譜)’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개원 60주년 행사를 통해 역사와 성과를 되짚고 미래도 모색한다.

요람지인 부산 용두산공원 야외무대에서 10일 국립부산국악원이 부산지역 전통공연예술단체들과 함께 ‘용두산의 여명’이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개원 60주년을 축하한다. 1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60주년 기념식에선 과거의 영상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하늘에서 나와 사람에게 깃든 음악’을 상영하고 미래비전을 선포한다. 한중일 3개국과 독일의 전통 음악, 무용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참가하는 ‘동서양의 고악보와 무보’ 기획에선 해외 교류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악 세계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지방 국악원들의 간판 공연을 잇달아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려 지방 민속 예술을 접할 기회도 제공한다. 국립남도국악원의 굿극 ‘씻금’(16, 17일), 국립민속국악원의 창극 ‘춘향전’(21, 22일), 국립민속국악원의 ‘흥과 신명’(26일)이다. 5월 27∼29일엔 경복궁 근정전에서 국립국악원 브랜드 공연인 ‘세종, 하늘의 소리를 열다’를 펼친다. 조선시대 회례연의 시초가 된 1433년 세종조 회례연을 복원한 것으로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규모(400명)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한 초대형 공연이다. 박일훈 국립국악원 원장은 “지난 60년은 집을 짓고 기본적 집기를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민과 소통을 하겠다. 이번 행사에는 국악 대중화에 대한 고민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무보(舞譜) ::
춤 동작을 악보처럼 기호나 그림이나 기록한 것.
회례연(會禮宴)
설날이나 동짓날에 궁중에서 왕이 신하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펼친 잔치. 1433년(세종 15년) 궁중악장 박연이 가무를 곁들여 창안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