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정복군 장교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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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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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리의 만돌린
루이스 드 베르니에 지음·임경아 옮김 500쪽·1만5500원·루비박스

제2차 세계대전 중 그리스의 케팔로니아 섬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 ‘슬프고도 아름답다’고 평이하게 말하기엔 농도가 짙다. 전쟁에서 돌아온 약혼자가 예전과 다른 모습인 것을 확인하고 돌아선 펠라기아. 그가 새롭게 사랑에 빠진 대상은 케팔로니아를 정복한 이탈리아의 장교 코렐리다. 만돌린을 유쾌하게 연주하는 코렐리와 펠라기아의 사랑은 강렬하고도 아슬아슬하다.

문체가 빼어나다. 번역문으로도 작가의 세공이 잘 느껴진다. 섬세한 문장이 역사의 실제상황과 맞물리며 이 위험한 사랑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독일군이 소련군에 밀려 그리스를 떠나면서 이탈리아군과의 동맹을 끊고 이탈리아군을 학살한다. 동료들이 죽음을 당하는 과정에서 홀로 살아남은 코렐리는 케팔로니아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작가는 시간의 힘을 이겨내는 남녀의 모습으로 소설을 맺음으로써 사랑과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독자를 이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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