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남자의 자격’-MBC ‘무한도전’ 등 진정성 무기 시청률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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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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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들의 피나는 합창 연습… 부상 무릅쓴 레슬링 훈련…눈물젖은 예능에 쏟아진 갈채

MBC ‘무한도전’. 사진 제공 iMBC
MBC ‘무한도전’. 사진 제공 iMBC
웃음뿐 아니라 감동으로 시청자들의 눈물과 콧물을 쏙 빼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에 지난해까지 주류를 이뤘던 장기자랑이나 신변잡기, 말장난 위주의 프로들은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감동 예능’이 주목받는 것은 공감과 진정성, 꾸밈없는 진솔함 덕택인 것으로 분석된다.

○ 아마추어의 도전, 공감 얻어

KBS2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은 이경규 김국진 이윤석 등 기존 출연진 외에 일반인도 포함된 아마추어 합창단을 꾸려 박칼린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두 달간 맹연습을 했다. 유명 MC도 이 무대에선 한 명의 아마추어 합창단원에 불과했고, 악보를 못 보는 합창단원도 있었다. ‘오합지졸’이었던 이들이 치열한 연습 끝에 합창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은 모습이 방송된 지난달 26일 시청률은 29.3%(AGB닐슨미디어리서치)였다.

MBC ‘무한도전’의 ‘WM7’ 편은 멤버들이 1년간 프로레슬링에 도전해 피땀 흘려 연습하는 과정을 담았다. WM7은 총 11회 시리즈로 방송됐고 경기에 오른 지난달 11일 방송 시청률은 17.5%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KBS2 ‘남자의 자격’의 합창단원들은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 참가해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두 달 동안의 혹독한 훈련과 눈물이 빚어낸 무대였다. 이 프로그램은 ‘감동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화면 캡처 사진
KBS2 ‘남자의 자격’의 합창단원들은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 참가해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두 달 동안의 혹독한 훈련과 눈물이 빚어낸 무대였다. 이 프로그램은 ‘감동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화면 캡처 사진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자의 자격’과 ‘무한도전’ 출연자들은 합창이나 프로레슬링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스타가 아닌 신참으로서 도전하는 것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이 도전하는 것처럼 동일시하며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 땀 흘리는 연예인, 진정성 느껴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가 단순히 허구의 상황이나 미션을 설정한 뒤 연예인들끼리 노닥거리는 방식인 반면에 감동 예능은 연예인들이 실제로 혹독한 훈련을 거치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부상 투혼을 펼치면서도 끈기와 우정을 바탕으로 끝까지 경기에 임해 박수를 받았다.

‘무한도전’ 멤버 정형돈의 매니저인 주신옥 씨는 “옆에서 레슬링 훈련을 지켜봤는데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어했고 부상까지 당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도 가장 컸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반면에 연예인들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운 예능프로는 고전하고 있다. 여전히 게임에 치중하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MC로 유재석을 내세운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임에도 시청률은 7.1%(3일 방송)에 불과하다. 여성 연예인 여럿이 나와 게임을 벌이는 SBS ‘일요일이 좋다-영웅호걸’도 같은 날 7.2%(3일 방송)의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뜨거운 형제들’은 ‘아바타 소개팅’ 등의 형식을 도입해 재치와 농담으로 웃음을 유도했지만 시청률은 5.4%(3일 방송)다.

○ 꾸밈없이 진솔한 토크

MBC ‘놀러와’는 지난달 20일과 27일 조영남 김세환 윤형주 송창식 등 ‘세시봉 친구들’ 4명이 출연해 40년 우정이 담긴 추억과 음악을 들려줬다. 27일 방송의 시청률은 18.9%로 ‘놀러와’가 처음 방송된 2004년 이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방송은 SBS ‘야심만만’ ‘강심장’ 등 기존의 토크 예능프로에서 젊은 연예인들이 튀기 위해 ‘성형 고백’ ‘실제 나이 고백’ 등을 남발하던 것과 확연히 달랐다. ‘놀러와’ 시청자 게시판에는 “추억을 회상하며 울면서 봤다” “40년 지기의 우정에 감동했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김정운 명지대 여가경영학과 교수는 “아이돌 가수를 중심으로 한 출연자들이 가벼운 말을 늘어놓던 기존 예능프로의 스토리텔링 방식이 진부해지면서 시청자들이 인간적인 이야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동영상=남·격 서두원, “방송이 격투기보다 좋은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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