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KBS2 개그콘서트 ‘행복전도사’ 개그맨 최효종 씨

  • 동아일보

‘행복 바이러스’ 다함께 나눠요

개그맨 최효종은 “봉숭아학당에서 ‘행복전도사’를 시작한 이후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유쾌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하다 보니 더욱 행복해졌다”며 “지난 2년간 휴가 한번 못 갈 정도로 바빴지만 지금보다 더 바빠졌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복 협찬 예닮.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개그맨 최효종은 “봉숭아학당에서 ‘행복전도사’를 시작한 이후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유쾌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하다 보니 더욱 행복해졌다”며 “지난 2년간 휴가 한번 못 갈 정도로 바빴지만 지금보다 더 바빠졌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복 협찬 예닮.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기자=10년 전 추석 덕담으로 ‘부자되세요’가 유행했었는데요. 요즘엔 ‘행복하세요’라는 인사가 자주 들립니다. 추석에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면 사랑받겠죠! 이 시간에는 KBS2 ‘개그콘서트’(개콘)의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행복전도사’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개그맨 최효종 씨(24)를 만나 행복의 비결을 들어보겠습니다.

최효종=안녕하십니까. 행복전도사 최효종입니다. 아, 행복하다!

기자=행복전도사로 활동하신 지 벌써 1년이 넘었는데요. 개콘의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를 인기리에 마친 데 이어 12일부터는 새 코너 ‘최효종의 눈’까지 시작하셨어요. 인기를 실감하세요?

최=2007년 3월에 KBS 개그맨 공채 22기로 데뷔했어요. 박지선 허경환 박성광 박영진 씨 등이 동기죠. 당시 경쟁률이 100 대 1이 넘었는데 재수로 합격했어요. 박지선 씨처럼 누가 봐도 특이한 캐릭터라면 한방에 붙기도 하지만, 저처럼 특징 없는 사람은 두 번째 시험에서 붙은 것만으로도 행복하죠. 그때부터 개콘에 출연했지만 얼굴이 알려진 건 행복전도사를 시작하면서부터예요.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데 지하철에서 가끔 꼬마들이랑 사진도 찍고 그래요. 가수 비처럼 팬들이 몰릴 정도는 아니지만 행복합니다!

기자=이번 추석엔 뭘 하실 계획인가요.

최=21일은 개콘 연습, 22일은 개콘 녹화가 있어요. 연휴 마지막 날인 23일에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겠네요. 명절에 식구들과 모여 TV를 볼 때 제가 나오면 아직도 신기합니다. 저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토박이예요.

기자=KBS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시청자의 눈’을 패러디한 ‘최효종의 눈’ 코너를 개콘에서 선보이셨는데요. 데뷔 3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코너를 맡은 소감이 어떠세요?

최=예전엔 개콘에 출연하는 개그맨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웠어요. 그런데 지난해 행복전도사와 ‘남보원’으로 갑자기 많은 사랑을 받으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원래 이 코너 제목을 ‘국민의 눈’으로 정했는데 김석현 PD님이 “네 이름을 걸고 더 책임감 있게 해봐라”라면서 제 이름을 넣으셨어요.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최효종 씨. 왼쪽부터 행복전도사라는 별명으로 출연하는 ‘봉숭아학당’ ‘최효종의 눈’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 사진 제공 KBS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최효종 씨. 왼쪽부터 행복전도사라는 별명으로 출연하는 ‘봉숭아학당’ ‘최효종의 눈’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 사진 제공 KBS
기자=개콘 PD님한테 사랑받으시나 봐요! 흔치 않은 기회잖아요.

최=제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그동안 PD님과 선배님들께 성실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요. “너만의 코너를 할 수 있는 내공이 쌓여 있다”는 칭찬도 들었고요. 왕 역할을 하든, 내시 역할을 하든 똑같은 양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이 작아도 회의 때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어요. 비록 재미는 없더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셨나 봐요.

기자=‘봉숭아학당’에서 행복하다고 떠들썩하게 자랑하시던데, 정말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최=아주 많이 행복합니다. 사는 데 불만이 없어요. 사회생활 하다보면 자잘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에서 얻는 쾌감으로 이겨내죠.

기자=어머! 사기를 당하셨다고요?

최=행사장에 출연했다가 출연료를 떼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출연료를 떼먹은 행사 관계자한테 전화가 왔어요. 지난번엔 미안했으니 한 번만 더 행사에 나와 주면 저번에 못 줬던 출연료까지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미안하다는 말에 약해서 다섯 번이나 더 갔어요. 물론 출연료는 아직도 못 받았지만요.

기자=화가 날 법도 한데….

최=그 출연료가 원래부터 제게 없었던 돈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화가 나진 않아요.

기자=참 긍정적이시군요. 행복의 비결 좀 가르쳐주세요.

최=저는 매사에 감동을 잘합니다. 내가 이렇게 신문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니! 중고등학교 땐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도 내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것, 내게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하죠! 내가 우리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토록 예쁜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었을까! 이야기하다 보니 또 벅차오르는군요.

기자=동아일보 독자들에게 행복전도사 말투로 추석 덕담 부탁드립니다.

최=행복한 추석 보내시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요. 연휴에 차 막히면 짜증나고…. 추석의 의미가 뭡니까. 가족끼리 모이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요. 우리 친척들 다 모여서 동남아에 있는 작은 섬으로 떠나자고요. 해외는 지금 추석이 아니니까! 작은 섬 하나 빌리면 여유 있는 명절 보낸다니까! 다들 명절에는 이렇게 보내시잖아요. 이 정도도 안하면 추석 아니잖아요. 그냥 휴일이지…. 다들 표정들이 왜 그래요? 추석인데 혹시나 세뱃돈이라도 건져볼까 해서 세배 한번 해보는 사람들처럼…. 이렇게 가족과 함께 추석을 보내는 우리는 행복한 겁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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