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 카페]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

동아일보 입력 2010-09-11 03:00수정 2012-05-0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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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 주장’ 출간즉시 美판매1위…‘걸작 vs 졸작’ 독자들도 찬반논쟁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현존하는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사진)의 새 저서 ‘위대한 설계(Grand Design)’는 호킹 박사가 평생 해답을 추구해온 이 한 가지 질문에서 출발한다.

미국의 물리학자 레너드 믈로디노프와 함께 쓴 이 책에서 호킹 박사가 “우주는 신이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간 전부터 세상이 떠들썩했다. 예상대로 7일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단번에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올랐다.

책이 출간되기 전에는 주로 종교계와 과학계에서 논전이 진행됐지만 책이 나온 뒤 일반인들 사이의 논란은 더욱 뜨겁다. “천재 물리학자의 명석한 결론”이라는 찬사와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졸작”이라는 혹평이 엇갈리고 있다. 아마존 등 인터넷 서점과 언론사 웹사이트의 서평 코너에도 수많은 독자의 코멘트가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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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독자는 아마존에 올린 후기에서 “첫 페이지에서 ‘철학은 죽었다’는 글귀를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책을 읽는 내내 전율을 느꼈다”고 썼다. 그는 “철학이 인류의 가장 신비로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철학이 죽었다는 저자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책을 읽어 내려가면 호킹 박사는 때로는 오래된 이론으로, 때로는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가장 최신의 이론을 내세워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더라”라고 했다. 또 다른 독자는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어떤 물리학에 관한 책보다 짧고 선명하게 쓰인 책”이라고 평했다.

물론 “우주는 중력의 법칙과 양자이론에 따라 무(無)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나 신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는 호킹 박사의 성급한 결론을 비웃는 독자도 적지 않다. 자신의 이름을 마이크 버먼이라고 밝힌 독자는 “이 책은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모호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호킹 박사는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제시한 M이론에 대해서도 ‘개념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 이외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독자는 “호킹 박사의 말처럼 수없이 많은 우주가 존재한다면 신이라는 어떤 존재가 모든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어떻게 우주가 무에서 창조됐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는 기독교계의 반격과 “책을 팔기 위해 종교 이슈를 이용한다”는 일반인들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호킹 박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이탈리아의 한 마을은 몇 년 전 금붕어를 둥근 어항에 넣어 기르는 것을 금지한 적이 있다. 금붕어에게 어항으로 왜곡된 현실의 모습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는 금붕어의 처지와 비슷하다. 우리의 인식은 우리를 둘러싼 렌즈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세계 주요 언론도 호킹 박사의 새 저서에 대한 서평을 싣는 데 여념이 없다. 뉴욕타임스는 “저자들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최근의 이론들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고 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가득 찬 저서는 현대물리학을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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