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76>穀與魚鼈을 不可勝食하며…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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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양혜왕에게 백성을 위하는 정책은 함부로 토목공사를 일으키지 않아서 백성이 편안하게 농사짓게 하는 일, 山林과 川澤(천택)의 자연을 아끼고 거기서 산출되는 이익을 위정자와 백성이 공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고서 백성의 생활조건을 안정시킴으로써 백성이 살아있는 이를 봉양하고 죽은 이를 장송하는 데 있어 유감이 없게 하는 일이야말로 王道의 시작이라고 力說했다.

맹자는 생태자연의 이익을 節制하는 일을 전제조건으로 삼은 후 세 차원의 사실을 마치 꼬리를 물듯 점층시켜 나갔다. 즉 ‘穀與魚鼈을 不可勝食하며 材木을 不可勝用이라’ ‘是는 使民養生喪死에 無憾也라’ ‘養生喪死에 無憾이 王道之始也니이다’의 셋은 구체적 사안에서부터 이념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으로 상승한다. 不可勝食과 不可勝用의 勝은 ‘이루 다 ∼할 수 없다’이다.

養生은 살아있는 부모와 어른께 음식을 드리고 거처를 마련해 드려 봉양하는 일, 喪死는 부모와 어른이 돌아가시면 棺槨(관곽)을 갖춰 葬送(장송)하고 祭祀(제사)드리는 일이다. 건전한 백성이라면 이를 시급하게 여기기에 그들이 이 일에서 遺憾(유감)을 갖지 않게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백성의 마음을 얻는 일이요, 왕도의 시작이라고 맹자는 말한 것이다.

정녕 王道는 공허한 관념이 아니다. 백성의 생활조건을 안정시켜 그들이 인간다움을 구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왕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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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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