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한국현대사를 거쳐온 회색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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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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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준/고종석 지음/412쪽·1만3800원/새움

“나는 어느 한구석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이 세계 전체가 내 조국이다”라는 세네카의 말은 회색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지식인들의 공감을 얻어왔다. 이 장편소설은 한국 현대사를 살았던 회색 지식인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인 소설가 독고준이 47년 동안 쓴 일기를 딸이 옮기면서 상념을 붙이는 형식을 취했다.

4·19혁명의 열기에도 민중의 힘을 신뢰하지 않았던 후진국의 지식인, 민중문학 쪽에서도 보수적 문학계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소설가, 1997년 대통령선거 이후에도 어느 지도자에게도 열광하지 않았던 비관주의자…. 오롯이 독립적 개인이고자 했던 독고준의 관념을 작가는 특유의 깔끔하고 담백한 문체로 보여준다. 소설가 최인훈 씨의 연작 장편 ‘회색인’과 ‘서유기’에서 대학생으로 등장하는 주인공도 독고준이었다. 두 편의 소설에서 1959년에 멈췄던 독고준의 미래가 궁금했다는 작가는 “독고준이 살 수도 있었을 한 삶의 스케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려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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