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마지막 노림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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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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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곤 4단 ● 박진솔 4단
예선 결승 5국 8보(161∼187) 덤 6집 반 각 3시간

우스운 얘기지만 지금은 백이 3수를 한꺼번에 둘 수 있어야 이긴다. 하변 중앙 우변 백 돌을 차례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흑은 두 개의 백 대마를 살려주더라도 하나만 잡으면 된다. 흑이 눈감고 둬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유리한 것.

백은 62로 버티며 패를 만들고자 한다. 패가 나는 것만 해도 백으로선 감지덕지다. 하지만 흑은 냉정하게 65로 이어 패의 싹을 잘라 버린다. 흑이 65로 양보했기 때문에 백이 사는 길은 열렸다. 백 70, 72로 궁도를 만드는 모습이 눈물겹다. 하변만 살면 이기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이처럼 구차한 행마는 두기 싫었을 것이다. 그것도 100% 산 건 아니고 패를 이겨야 한다.

백은 흑 77의 팻감을 받을 수 없다. 이걸 받으면 후속 팻감을 다 받아줘야 한다. 두 눈 딱 감고 78로 하변 흑 석 점을 때려냈다. 백이 오랜만에 속 시원한 수를 뒀지만 이젠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흑 79부터 착실히 중앙 백의 궁도를 줄여간다. 백 84 이후 참고도 흑 1이면 백이 두 눈을 낼 수 없다.

그러나 참고도는 백이 노리던 마지막 함정. 백 8까지 순식간에 역전된다. 박진솔 4단은 침착하게 흑 85로 참고도의 노림을 없앤다. 이어 중앙 백이 살아가면 우변을 잡겠다는 것. 김효곤 4단은 마지막 기대가 무산되자 돌을 던졌다. 64·76…○, 73…61.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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