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친구, 디자이너 ‘앙선생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2일 2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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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에 짙은 메이크업..독특한 말투도 큰 인기
부지런한 생활습관에 '대인'의 풍모도

12일 별세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국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알려진 유명인사였다. 옷차림과 말투 등에서 풍겨오는 우아하면서 순수한 면으로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패션계 거물로만 이름을 알렸던 그가 전 국민적으로 주목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1999년 '옷 로비' 청문회였다.

당시 검찰총장 부인, 장관 부인 등 고관대작 부인들이 옷을 구입한 매장으로 지목돼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오게 된 앙드레 김은 본명이 뜻밖에도 친숙한 김봉남(金鳳男)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의 아니게 유명인사가 됐다. 이후 예능프로그램의 개그 패러디의 소재로 종종 등장하며 더 유명해졌다.

이후 앙드레 김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초청받으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흰 옷만 고집하는 패션과 독특한 헤어스타일, 진한 메이크업, 영어를 많이 쓰는 말투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의 독특한 화법은 개그맨들의 성대모사 1순위가 되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패션쇼 무대에 오른 한 여배우에게 "뷰~티풀" "판타~스틱해요"라며 말하는 장면은 단골 패러디 대상이었다. 많은 연예인들을 그를 '앙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앙드레 김은 2년 전 한 방송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민망스럽기도 했는데 참 놀라운 현상이 나타났다. 텔레비전에서는 나를 희화화했는데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전혀 안 됐다"며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지상파 방송사의 몇몇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패션에 대한 철학과 '일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나이를 잊은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큰 감동을 줬다. 시대와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매일 아침 19개의 신문과 5개의 방송을 본다는 그의 생활습관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원한 앙 선생님' 고인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대중들에게 오래오래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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