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버거운 싸움

  • Array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 허영호 7단 ● 이원도 3단
예선결승 2국 6보(126∼156)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27로 나온다. 불리한 흑이 꺼내 든 마지막 승부수. 우변 백대마의 생사를 위협해 되치기 한 판을 노린다. 앞으로 30여 수쯤 지나면 승부수가 성공할지 실패할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그 와중에 바둑판에서의 긴장도가 어느 순간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백 34까지 죽죽 밀고 나온 것은 외길 수순. 여기서 백 36이 1차 고비다. 얼핏 봐도 흑이 고단해 보인다. 이원도 3단이 지략을 모두 짜내 둔 흑 37이 그나마 최선이다. 참고 1도는 그대로 패배의 길로 빠진다.

흑 51까지 우변 백은 흑의 포위망에 갇혔다. 그럼 이제 우변 백과 우변 흑이 수상전을 벌이게 될까. 그러나 백은 수상전 전에 백 52로 끊는다. 흑에 이 싸움이 버거운 이유는 백 52처럼 포위한 흑돌의 약점을 추궁할 때 대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흑은 우변 흑, 우상 흑, 중앙 흑 등 세 개의 말을 동시에 수습하면서 공격해야 한다. 반면 백은 우변 백만 건사하면서 흑 돌 셋 중 하나만 무력화하면 된다. 백은 세 개의 패를 들고, 흑은 한 개의 패만 들고 싸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백 56 이후 흑은 어느 돌부터 안정시켜야 할까. 아니면 아예 당장 수상전에 나설까. 이 3단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분주히 수읽기에 나섰다. 바둑의 긴장도가 서서히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48…○.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