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창덕궁 밤길’ 거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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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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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5, 9, 10월 세차례만
음력 보름 전후 사흘간 개방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야간 관람이 27일 공식 시작된다.4월 말 시범 관람에 참여해 인정전을 둘러보고 월대를 내려오는 시민들. 사진 제공 문화재청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야간 관람이 27일 공식 시작된다.4월 말 시범 관람에 참여해 인정전을 둘러보고 월대를 내려오는 시민들. 사진 제공 문화재청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을 밤에 만난다. 문화재청은 이달 말부터 서울 창덕궁의 야간 관람을 시작한다.

고궁 가운데 덕수궁이 야간 관람(오후 9시까지)을 실시하고 있지만 창덕궁은 처음이다. 규모가 작은 덕수궁과 달리 창덕궁은 규모가 큰 데다 후원의 볼거리가 많아 야간 관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문화재청 박영근 문화재활용국장은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시범 야간 관람을 시행한 결과, 시민들의 호응이 크고 안전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상설화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엔 5, 9, 10월 세 차례만 실시하고 내년부터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달엔 음력 4월 보름(5월 28일)을 전후해 27∼29일 3일간 야간 관람을 할 수 있다. 9, 10월에도 음력 보름을 전후해 각 3일씩(9월 22∼24일, 10월 21∼23일) 시행하기로 했다. 6월은 장마 때문에, 7월과 8월은 모기 때문에 야간 관람을 하지 않는다. 안정열 창덕궁관리소장은 “창덕궁 숲에 사는 산모기에 물리면 너무 아프다. 직원이 순찰을 돌기도 어려울 정도여서 여름엔 야간 관람이 어렵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3∼5월, 9∼11월의 보름 때뿐만 아니라 보름이 아닌 날에도 야간 관람을 실시해 횟수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창덕궁의 야간 관람 코스는 돈화문∼금천교∼인정문∼인정전∼선정전∼대조전∼후원 길∼부용지와 주합루∼애련지∼연경당∼숲길∼돈화문. 낙선재 구역은 야간 관람에서 제외된다. 연경당에서는 대금산조, 가야금산조 등의 국악공연을 마련한다.

야간 조명은 인정전에만 설치하고 그 외의 지역에서는 청사초롱을 들고 이동하게 된다. 3일씩 진행할 때 하루는 무인안내기를 따라 가는 형식, 하루는 명사들이 안내하는 형식, 하루는 자유롭게 청사초롱을 따라 걷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관람 인원은 매회 100명. 문화재청은 9, 10월부터 창덕궁 해외 홍보를 위해 관람 인원의 일정 비율을 외국인에게 할당하기로 했다. 또 매회 100명 이외에 소외계층이나 다문화가정 관람객 등 20여 명을 별도로 초청할 계획이다. 야간 관람 신청 접수는 다음 주 초부터 창덕궁 홈페이지를 통해 시작한다. 야간 관람료는 3만 원.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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