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슈퍼스타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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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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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리넨에 아크릴과 실크스크린·274.3×274.3×3.8cm·1986년)

움푹 팬 볼에 강렬한 눈빛. 사방으로 뻗친 가발을 쓴 앙상한 얼굴이 쓸쓸한 여운을 남긴다. 워홀이 담낭 수술을 받은 뒤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제작한 자화상이다.

소소한 일상을 찬양한 팝아트로 1960년대 초 돌풍을 일으킨 앤디 워홀. 59세를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미술뿐 아니라 영화제작자, 음반 프로듀서, 작가, 출판인, 방송인으로 활약하며 부와 명성을 누린다.

총격으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등 시련도 많았지만 다른 작가와 달리 그의 존재는 미술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숙하다. 검은 풀오버 스웨터에 청바지, 선글라스와 은빛 가발로 상징되는 패션과 독특한 작업방식 등을 통해 문화의 울타리 밖에까지 이름을 떨친 것. 그는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에게 ‘슈퍼스타’라는 애칭을 붙여 주었지만 워홀이야말로 진정한 슈퍼스타였다.

현대미술의 틀을 바꾼 그는 천재적 재능에 자기 홍보 능력을 겸비했다. 파티를 즐기면서도 언제나 일이 먼저였고, 자신의 사생활도 노출과 은폐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즐겼다.

“왜 사람들은 예술가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가. 예술가는 다른 종류의 직업일 뿐이다.”

팝아트의 노동자를 자처한 작가는 보잘것없는 것에서 의미를 찾아냈다. 워홀 덕분에 20세기는 훨씬 풍요로워졌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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