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곳곳이 엷은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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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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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진석 9단 ● 이창호 9단
본선 8강 4국 8보(125∼156)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가 반상 전체를 굽어보며 호령하는 듯하다. 보면 볼수록 흑 ○의 존재가 빛을 발한다. 아직 그 가치가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프로들은 직감적으로 그 위력을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백 ○와 흑 ○의 교환은 백의 대 손해였다.

흑 27은 꼭 필요한 수. 평소 행마법처럼 그냥 29의 자리에 이으면 백 ‘가’로 나오는 수가 성립한다. 흑 27이 있어야 축머리가 흑에게 유리하다. 백 ‘가’로 나올 때 장문은 안 된다. 백 ‘나’가 있다. 백 32까지 교환한 뒤 흑 33으로 ‘가’를 효과적으로 방비한다.

이젠 끝내기인데 목진석 9단은 백 34로 좌변 흑을 은근히 압박한다. 흑이 겁을 집어먹고 보강을 서두르면 백이 이득을 볼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흑 37로 백을 가르고 나온다. 좌하 백도 완전히 못 살았고 상변 백 역시 끊어지면 위험하지 않으냐는 역공이다. 백 38 때 흑 대마의 안정을 위해 한 점을 살리지 않고 흑 39로 재차 공격적 자세를 취한 것도 백의 의표를 찌른 수. 백은 곳곳이 엷다.

백 48로 최대한 실리를 챙겨본다. 참고도 백 1, 3으로 두는 건 백의 실패. 상변 백이 좌변 흑보다 훨씬 크다. 흑은 51로 포문을 열었다. 백이 ‘다’로 이으면 모두 무사하지만 그건 앉아서 지는 길. 목 9단은 고민 끝에 백 56으로 가르고 나와 반발했다. 기세다. 하지만 ‘다’로 끊기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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