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경솔한 응수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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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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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진석 9단 ● 이창호 9단
본선 8강 4국 7보(109∼124) 덤 6집 반 각 3시간

좌상 흑은 의외로 간단하게 살 수 있다. 흑 9, 15로 궁도를 최대한 넓힌 뒤 17로 1선에 두는 수가 선수여서 알뜰하게 두 집을 내고 살 수 있다. 이 같은 수단 때문에 전보에서 흑 ○로 백 두 점을 잡을 여유가 있었던 것. 전반적으로 상변 전투는 복잡한 과정을 밟았지만 서로 불만 없는 결과.

다만 백의 고민은 중앙이 두텁지만 손에 잡히는 실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목진석 9단은 이 시점에서 미세한 이득이라도 놓치지 않고 먼저 차지하고 싶었다. 목 9단은 가볍게 백 22를 선수하려고 한다. 흑이 받아줄 것이라고 의심치 않았고 받아주면 당연히 이득이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손을 빼고 흑 23을 뒀다. 흑 23이 놓이자 가능성이 풍부했던 백의 두터움이 일순 사라졌다.

백이 참고도 백 1로 선수하고 3으로 우변을 개척했으면 형세는 여전히 미세했다. 남의 떡이 커 보인 탓에 끝내기를 미리 하려다가 흑에 되치기를 당한 셈이다.

목 9단은 흑 23을 보고 자책을 금치 못한다. 그가 구상한 중반 전략도 헝클어졌다. 목 9단은 백 24로 붙여간다. 단순히 ‘가’로 벌리는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부족하다고 느낀 순간부터 더욱 격렬한 수법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백 24는 멀리 흑 ○로 잡힌 백 2 점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흑도 조심해야 할 시점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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