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 책 읽고 ‘워홀’전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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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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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자전 에세이 등 작품세계 이해 도움

12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에 대한 관심이 초반부터 뜨겁다. 앤디 워홀(1928∼1987)의 팝아트는 단순해 보이지만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좀 더 나은 감상을 위해 책으로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살펴본 뒤 전시회장을 찾는 건 어떨까.

국내에 나온 책 가운데 워홀의 생각과 일상을 속속들이 볼 수 있는 책으로는 ‘앤디 워홀 일기’(미메시스)를 꼽을 수 있다. 워홀이 매일 아침 전화로 얘기해준 전날의 일과를 친구인 팻 해켓이 꼼꼼히 기록한 것이다. 워홀의 생각, 연예인들과의 만남, 뉴욕의 파티 문화, 작품의 뒷이야기 등을 엿볼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는 물을 더 많이 마셔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 오줌을 많이 싸야 할 텐데…. 나는 공중 화장실을 너무 싫어한다. 그렇게 되면 집에 더 자주 들어와야 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리아의 초상화를 다시 그려달라고 했다.”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는데 누군지 꼭 알아낼 거다.”

‘앤디 워홀 일기’는 1000쪽 가까운 분량이어서 부담스러운 반면 ‘30분에 읽는 앤디 워홀’(랜덤하우스)은 포켓북이어서 전시회장에 들고 가기에 적당하다. 팝아트, 미니멀리즘, 다다이즘 등에 대한 간단한 해설도 곁들이고 있다. 저자는 워홀의 작품에 자동차 충돌, 해골, 그림자 등이 등장하는 것을 들며 “그가 늘 죽음의 그림자에 억눌려 있었음을 쉽게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워홀이 1970년대 중반 쓴 자전적 에세이 ‘앤디 워홀의 철학’(미메시스)은 A가 혼잣말을 하거나 불특정 인물인 B와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의 책이다.

“네 아파트 맘에 들어.”(A) “좋지요. 근데 좁아서 한 사람이나, 아주 가까운 두 사람밖에 못 살아요.”(B) “넌 아주 가까운 두 사람을 아니?”(A)

미술사가 이자벨 쿨이 쓴 ‘앤디 워홀’(예경)은 작품 사진이 많아 화보집처럼 쉽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1987년 워홀이 사망한 뒤 경매회사 소더비가 가구, 미술품, 도자기 같은 그의 유산을 분류하는 데만 여러 달 걸렸다는 사실 등 일화를 들려준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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