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이해할 수 없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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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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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승 9단 ● 김성룡 9단
본선 16강 6국 3보(44∼63) 덤 6집 반 각 3시간

김성룡 9단이 흑 ○로 한눈을 파는 사이 조한승 9단은 대세의 요처인 백 44를 차지했다. 흑 ○로 얻은 실리는 대여섯 집에 불과하지만 백 44는 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곳이다.

백 44로 좌하에서 기선을 뺏긴 흑은 평범한 행마를 하다간 계속 쫓길 판이다. 흑은 45, 47과 같이 갈지 자(之)로 뛰어다닌다. 흑의 변칙적 수법에 백이 순응하면 순식간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참고 1도 백 1이 흑이 기대한 응수. 흑은 2, 4로 그럴듯한 모양을 갖출 수 있다.

참고도와 같은 흑의 속셈을 알고 있는 조 9단은 백 48로 강하게 젖혀간다. 김 9단도 흑 49로 반발해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 이때 참고 2도 백 1이 가장 강력한 수. 흑 18까지 난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조 9단은 백 50, 52로 간명하게 처리한다. 복잡한 변화보단 쉬운 길을 선호하는 조 9단의 기풍이 그대로 반영됐다. 백 62로 하변 공방은 마무리됐다.

그런데 김 9단은 좌상 백에 여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쪽은 내버려두는 것이 좋은데 김 9단은 자꾸 손을 대야 한다는 착각 속에 빠져있었다. 흑 63이 이해할 수 없는 완착. 좌상은 흑 ○의 실수에 이어 거푸 흑의 무덤이 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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