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워라!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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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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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무사터 ‘신호탄’전
58명 300여 작품 선보여

‘신호탄’전에 선보인 문경원의 영상작품 ‘박제’.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신호탄’전에 선보인 문경원의 영상작품 ‘박제’.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관 건립 예정지인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에서 첫 기획전 ‘신호탄’전을 열고 있다. 기무사 터가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전시다. 서세옥 박서보 윤명로 씨 등 원로 작가부터 김홍주 박기원 유근택 박병춘 최수앙 최우람 씨 등 중견과 젊은 작가까지 58명, 30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본관 식당 도서관과 마당까지 옛 기무사 안팎을 두루 활용해 꾸민 이번 전시는 세대를 잇는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보고,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닫혀 있던 공간을 구석구석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세대와 장르의 작품이 방방마다 미니 개인전처럼 전시돼 마치 한국현대미술 종합선물세트 같다. 미술에 관심이 있으나 전시장을 자주 찾지 못한 사람들에겐 밀린 숙제를 한꺼번에 해치우는 듯한 시각적 포만감을 준다. 더불어 구식 첩보영화의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의 으스스한 지하부터 전망 좋은 옥상까지 탐색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에 길 건너편 경복궁의 가을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전체 전시는 ‘미술관’ ‘공간변형’ ‘다큐멘터리’ 등 3개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 ‘미술관 프로젝트’는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는 미술관의 소장품을 활용한 섹션. 작가들이 직접 소장품을 고른 뒤 이를 실마리 삼아 작업을 펼쳐냈다. 박서보 심문섭 전수천 강홍구 유근택 씨와 건축가 문훈 씨 등이 참여했다. ‘공간변형 프로젝트’의 경우 옥상에 플라스틱 바구니 설치작업을 내놓은 최정화, 꽃무늬 군복을 모티브로 삼은 설치작품 ‘엔젤 솔져’의 이용백, 2층 복도 천장에 조명 오브제를 매달아놓은 최우람, 지하실 공간을 설치작업에 활용한 유영호 씨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기무사’라는 공간이 우리 기억 속에 남긴 이미지를 탐색한 문경원 씨의 영상작품 ‘박제’는 온실에서 상영 중이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무료. 02-2188-600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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