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캥거루도 장바구니를 들고 쇼핑하나요?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9분


◇ 동물들도 이빨을 닦나요?/해닝 비스너 외 글·귄터 마타이 그림·박정희 옮김/120쪽·1만2000원·소년한길

동물을 요모조모 뜯어보면 궁금하고 흥미로운 일이 참 많다. 악어도 눈물을 흘리는지, 하루살이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고슴도치 가시는 몇 개인지, 박쥐도 쥐에 들어가는지, 개미는 얼마나 멀리 여행할 수 있는지 등등.

이같이 엉뚱하면서 기발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 질문이 재미있다 보니 대답도 재미있다.

고슴도치의 가시는 몇 개나 될까. 고슴도치의 평균 몸무게는 약 1.2kg이고 가시는 약 1만6000∼1만7000개. 굵기는 1mm쯤 된다. 그렇다면 고슴도치들은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걸까. 가능하다.

고슴도치는 서로 가시에 찔리지 않고 짝짓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수컷이 암컷의 등에 배를 대고 짝짓기를 한다. 이때 암컷은 수컷이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표피 근육을 이용해 가시를 몸 쪽으로 바짝 붙인다. 물론 이 동작이 힘들기 때문에 오래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불과 몇 초다. 그래서 이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 짝짓기를 마칠 수 있다.

악어는 정말 눈물을 흘리는 걸까. 악어가 사냥감을 잡아 덥석 문 다음 입 안에서 1t 이상의 힘으로 으스러뜨릴 때, 그 사냥감이 악어의 눈물샘을 누르게 된다. 그럼 저절로 악어의 눈에서 눈물이 난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를 놓고 사냥감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는 거라고 말하지만 그건 아니다.

동물도 이빨을 닦을까. 물론 동물에 따라 다르다. 악어는 악어새가 이빨 사이에 낀 찌꺼기를 쪼아 먹음으로써 악어 이빨 청소를 해준다. 바다의 상어와 농어는 작은 청소새우가 입 안으로 들어가 이빨을 청소해준다. 그럼 사자는 어떠할까. 책을 읽으면 질문보다 더 재미있는 대답을 만날 수 있다.

동물의 생물학적 특징에 관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나귀에게 정말로 당나귀 귀가 있을까, 늑대는 정말 못된 동물일까 등에서는 당나귀나 늑대와 인간과의 오랜 관계, 사람들의 눈에 비친 이들 동물의 이미지 등 역사적 문화적인 사연들도 만날 수 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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