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키즈마케팅서 활로 찾다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테리어 시장에서 ‘어린이용 제품’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케로로 캐릭터 바닥재’. 사진 제공 한화L&C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테리어 시장에서 ‘어린이용 제품’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케로로 캐릭터 바닥재’. 사진 제공 한화L&C
케로로 캐릭터 바닥재 등
어린이용 제품 속속 출시

불황기 새 수익원 떠올라

바닥재, 벽지, 페인트 등을 생산하는 실내 인테리어 업계가 ‘키즈(kids)’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매출 타격을 입고 있는 인테리어 업체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테리어 제품에서 탈출구를 찾으려는 것. 아이들을 위해서는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타깃으로 한 셈이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이사, 집안 보수가 아니면 잘 바꾸지 않는 실내 인테리어의 특성상 불경기에는 수요가 더욱 줄어든다”며 “하지만 어린이용 제품은 불경기에도 꾸준하게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테리어 업계의 ‘히트작’은 한화L&C가 내놓은 ‘케로로 캐릭터 바닥재’.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중 하나인 ‘케로로’를 사용한 점만으로도 화제가 됐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만화를 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 업체와 판권 계약을 하고 캐릭터를 사용했다”며 “3월 시판 이후 매달 매출이 10% 이상씩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만화 캐릭터로 아이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면, 부모들에게는 다양한 기능으로 접근했다. 환경호르몬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고려해 참숯 성분을 넣었고,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툼이 잦다는 점에 착안해 일반 바닥재보다 2배 이상 두꺼운 쿠션층을 적용해 소음을 75dB(데시벨)에서 55dB로 낮췄다. 최근 케로로 캐릭터 바닥재로 교체한 주부 박마리 씨(30)는 “네 살 난 아들이 한창 뛰어노는 나이라 아래층에 눈치가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소음차단 효과도 있는 데다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도 있어 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산후조리원을 위해 출시된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화페인트가 휘발성유기화합물(VOC)과 석면 성분을 대폭 줄여 내놓은 ‘아이생각’ 페인트는 시판 이후 매년 매출이 2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페인트는 유해하다는 기존의 인식을 깨기 위해 화학 성분을 최소화했다”며 “일반 가정은 물론 아이가 많은 어린이집 등을 타깃으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수성 제품이라 안전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정부과천청사 어린이집, 삼성전자 탕정어린이집에도 사용됐다.

현대시트는 ‘새집증후군’으로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해 친환경 포인트 스티커를 선보였다.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인 VOC와 포름알데히드를 줄인 제품으로 어린이 방을 꾸미려는 부모가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내 아이를 위해서 최고의 제품을 사용하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어린이 제품은 불황을 모르는 시장”이라며 “안전, 감수성, 창의력에 초점을 맞춘 어린이 제품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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