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중계 MBC비난 여론 빗발쳐

  • 입력 2009년 4월 27일 15시 28분


자료사진·MBC화면 캡쳐.
자료사진·MBC화면 캡쳐.
MBC가 지난 26일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아이스 쇼를 내보면서, 허술한 중계화면으로 피겨 팬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김연아 선수가 주연한 아이스쇼 '페스타 온 아이스(Festa On Ice·이하 FOI) 2009'의 주관사인 MBC는 아이스 쇼 전날에는 자사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김연아를 출연시키는 등 흥행 몰이에 나섰지만 막상 중계방송 때는 김연아 선수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것.

김연아 등 선수들이 점프하는 순간 머리와 다리가 사라진 화면이 나가거나 웨이브 춤을 출 때 얼굴만 클로즈업되고 스핀 연기 때는 상반신이나 엉덩이, 어깨 등 신체 일부분만 잡히는 등 엉성한 화면이 이어졌던 것. 카메라가 선수들의 빠른 스피드와 포즈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27일 MBC에서 마련한 김연아의 스페셜 페이지(yuna.imbc.com)의 '응원 한마디' 코너에는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정인희 씨는 "카메라가 김 선수의 얼굴만 클로즈업 하다가 다른 방송국에서 봤던 환상적인 안무는 다 놓치고, 전체 화면에서 선수 얼굴이 사라지게 하질 않나. 김 선수의 장기인 '이너바우어'에선 당당히 배를 잡아줬다"고 질타했다. '이너바우어'는 허리를 뒤로 젖히고 활주를 하는 고난도 피겨스케이팅 동작이다. 실망한 일부 팬들은 "이너바우어가 아니라 배너바우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은아 씨는 일부 화면에서 선수들의 신체 일부분만 나오는 것을 지적하며 "아이스쇼를 호러 물로 만든 대단한 영상"이라며 "피겨 중계를 보면서 섬뜩했던 경험은 처음"이라고 질타했다. 권미연 씨는 "일반 팬들이 찍는 것보다 못한 중계로 전력 낭비 할 것이면 아예 중계권 욕심도 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중계 능력 부족을 지적하는 의견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중계자들의 계속되는 잡담을 늘어놓아 공연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였다"거나 "정작 기술적인 부분의 해설은 없고 '말이 필요 없는 환상적인 연기'라는 식의 감탄만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팬들은 영상과 음향이 제대로 일치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팬들은 MBC에 아이스쇼 재방송은 제대로 된 영상으로 재편집해 내보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생중계 때 편집된 1부 영상도 함께 방영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MBC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계 경험이 부족해 피겨스케이팅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방송사 및 프로덕션만큼 높은 수준의 영상이 나오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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