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10여 점만 남은 고려불화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일본 규슈 가가미(鏡)신사 소장 수월관음도가 14년 만에 전시를 위해 고국에 온다.
이 작품은 수월관음도(선재동자가 관음보살에게 불도를 구하는 장면을 형상화한 불화) 중 가장 오래된 국보급 불화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 성보박물관(관장 범하 스님)의 특별전(4월 30일∼6월 8일)에서 공개된다.
이 불화는 1310년 충선왕의 비인 숙비가 발원해 제작됐으나 14세기 왜구가 약탈해 갔으며 현재 일본의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다. 가가미신사로부터 이 수월관음도를 위탁 보관 중인 규슈 사가현립박물관도 1년에 최대 38일만 공개할 정도로 보기 힘든 작품이다. 괘불(법회를 거행할 때 거는 불화)을 제외한 불화 중 가장 큰 불화(4.19×2.54m)이기도 하다.
문화재위원인 정우택 동국대 교수는 “웅장한 크기로 보는 이를 압도하면서도 사람 키의 2배가 넘는 관음보살의 자태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고려불화의 백미”라고 말했다. 1995년 호암미술관의 ‘대고려국보전’ 때 전시된 적 있다. 공식 보험가가 약 150억 원에 이르지만 성보박물관은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의미를 두고 관람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