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 性은 무엇인가’ 수작 독립영화 7편 한자리에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8분


일민미술관 ‘다큐 아카이브’ 정기상영회 내달 3일부터

성(性) 정체성과 정치학을 다룬 수작 독립영화 7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상영회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 다큐멘터리 아카이브는 ‘섹슈얼리티+아이덴티티=이매지네이션’을 주제로 한 2009년 정기상영회를 2월 3∼22일 1층 제1전시실에서 마련한다.

상영작은 ‘와이 낫 커뮤니티’ ‘올드 랭 사인’ ‘소년, 소년을 만나다’ ’탐폰 설명서’ ‘이반검열1’ ‘나와 인형놀이’ ‘동백꽃’ 등.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고정관념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작품들이다.

주목할 만한 작품은 ‘동백꽃’과 ‘소년, 소년을 만나다’. 동백꽃은 최진성, 소준문, 이송희일 감독이 함께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전남 보길도를 배경으로 한 세 개의 사랑 이야기를 묶었다. 2006년 이탈리아 튜린국제레즈비언게이영화제에서 최우수비디오작품상을 받았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는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가 직접 메가폰을 들고 자신의 첫사랑 경험담을 풀어낸 영화. 소년들의 동성애를 밝은 시각으로 그려낸 본편에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를 덧붙였다.

박용제 감독의 2004년작 ‘와이 낫 커뮤니티’는 카우보이모자와 턱시도, 물총을 성적 상징물로 활용한 8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턱시도를 입은 사내들과 카우보이모자를 쓴 남자, 경찰들 사이의 추격전을 통해 남성성에 대한 인식을 조명한다.

소준문 감독의 24분짜리 드라마 ‘올드 랭 사인’은 노인이 돼 재회한 동성 커플의 화해와 이별을 잔잔한 영상에 담았다. 성새론 감독의 ‘탐폰 설명서’는 극영화 구성을 취하지 않고 피임기구인 탐폰의 사용설명서를 강의 영상처럼 제작한 형식이 독특하다. 여성영상집단 움이 제작한 ‘이반검열1’은 동성애 성향 때문에 학교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학생들의 사연을 소재로 삼았다.

‘나와 인형놀이’의 김경묵 감독은 인형놀이를 좋아했던 어린아이가 성장하면서 학교와 사회에서 겪는 혼란을 이야기했다. 병원에서도 성 정체성에 대한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한 주인공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자문한다.

입장 무료. 오전 11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02-2020-2055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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