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13>事當論其是非, 不當問其難易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45분


事(사)는 문서기록 담당 관리를 뜻하는 史(사)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본뜻은 職務(직무)로서의 일이다. 事實(사실)이나 事故(사고)처럼 쓰이는 외에 從事(종사)처럼 일삼아 하다, 事君(사군)처럼 섬기다의 뜻이 있다. 師事(사사)는 스승으로 섬기다 또는 스승으로 섬기며 배우다의 뜻이다.

當(당)은 田(전)이 마주하여 있는 것과 관련된다. 相當(상당)처럼 비기거나 같다 또는 맞서다, 當場(당장)처럼 때나 장소에 처하다, 擔當(담당)처럼 맡다, 適當(적당)이나 當然(당연)처럼 알맞거나 타당하다의 뜻이 있다. 여기서처럼 조동사로 쓰이면 ‘마땅히 ∼해야 한다’에 해당한다.

論(론)의 본뜻은 평론하다이며 言(언)이 의미요소이다. 이치를 생각하다의 뜻을 가진 侖(륜)이 발음요소인 동시에 의미요소를 겸했다. 侖(륜)은 簡冊(간책)의 聚合(취합)을 나타낸 것으로, 그로부터 이치를 생각하다 또는 순서에 따르다 그리고 둥글다는 뜻을 지닌다. 倫(륜)과 輪(륜)에서도 발음요소인 동시에 의미에도 관여한다.

問(문)은 口(구)가 의미요소이다. 質問(질문)처럼 몰라서 묻다 또는 訊問(신문)처럼 問招(문초)하다의 뜻이 있다. 訪問(방문)하거나 問安(문안)하다의 뜻도 있다. 問牛知馬(문우지마)는 소의 값을 물어 말의 값을 안다는 말로, 유추하여 실상을 알아냄을 비유한다. 難易(난이)는 어려움과 쉬움이다.

행하느냐 마느냐는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결코 쉽고 어려움이 그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천의 당위성은 옳음에 있지 쉬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옳은 일은 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분명히 어려운 만큼 가치도 있고 행한 후의 성취감도 크다. 宋(송) 蘇軾(소식)의 ‘范景仁墓誌銘(범경인묘지명)’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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