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7000여명 신비로운 유물에 “와~” 탄성
“이렇게 찬란하고 정교한 황금 공예품을 3000년 전에 만들어냈다니.”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특별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를 찾은 관람객들은 전시실 입구의 황금 유물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22일 개막 후 첫 주말인 26, 27일에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이 7000여 명에 달해 페르시아 전에 대한 관심의 열기를 엿볼 수 있었다.
곽동석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팀장은 “예전에 열렸던 특별전의 평균 주말 관람객이 2000∼3000명인 것과 비교하면 7000여 명은 대단한 수치”라며 “보통 시간이 갈수록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평일 하루에도 7000여 명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 전시를 찾은 이들은 가족, 학생, 연인 등 다양했다. 외국인 관람객도 많았다. 부모와 함께 전시를 찾은 어린이들이 수첩에 유물 설명을 빼곡히 적는 광경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최고 인기 유물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를 대표하는 ‘날개 달린 사자 장식 뿔잔’(기원전 500년∼기원전 400년). 진열장을 둘러싼 관람객들은 2500년 전 수준 높은 금속 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유물을 유심히 살폈다.
전시작 가운데 가장 큰 유물로 지름 1.05m의 토기를 본 관람객들은 “6500년 전 대형 토기를 제작한 페르시아 문명에 감탄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원전 6세기 서아시아에서 이집트에 이르는 오리엔트 일대를 제패한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를 표시한 대형 지도, 우리 역사와 페르시아 시대를 비교한 설명 등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이 제작한 고화질(HD) 입체 영상물 ‘페르세폴리스의 꿈’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영상물은 아케메네스왕조 다리우스 1세(기원전 549년∼기원전 486년) 시절 페르시아 제국의 제1수도였던 페르세폴리스 왕궁의 현재 유적이 당대의 화려한 모습으로 순식간에 변하는 디지털 영상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페르세폴리스 왕궁 유적의 부조를 재현한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실제 유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즐겼다.
이날 자녀와 부인, 장모 등 온 가족과 함께 전시실을 찾은 정승원(48·무역업) 씨는 “다양한 유물뿐 아니라 당시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한 영상을 함께 보니 웅장한 페르시아 제국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일반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5월 5일까지 50% 할인). 02-793-2080,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